안녕하세요. since 2004 와싸다 회원입니다.
먼저 회원님들 새해 福 많이 받으시고 화목한 가정과 건강, 하시는 모든 일 잘 되시길 빕니다.
※ 정보 공유 및 기록차 글남깁니다(아쉽게도 와싸다 개편하면서 예전 글들이 사라져 아쉽네요)
저의 고향은 여기 서울로부터 멀리 380km(네비게이션 기준)나 떨어진 통영 -음악과 예술의 도시- 입니다.
3여년 고향에 있는 첫 직장이 거의 망해서, 정말 먹고 살기위해 이곳 서울까지 오게되었습니다.
(그림: 2016년 통영국제음악제 공연 일부, 3월22일~4월 2일, 네이버 "벗곷엔젤"님 블로그 펌)
고향의 터가 예술혼이 있어 그런지, 저도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문집을 내게 되네요. 비록 허접하지만 -,.-;;
첫 직장에 있으면서 꾸준히 저축도 하였고 그러다 사내 커플로 결혼을 하면서 새 아파트를 사고서 입주를 했고, 처음으로 PC-Speaker 가 아닌 Hi-Fi 오디오로 입문을 했습니다.
첫 사랑도 그렇지만, 첫 오디오의 그 상큼한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림: A-5VL, 모니터오디오 RX-1)
(1) Onkyo A-5VL 에 물린 모니터오디오의 RX-1, 깨끗하고 빠른 펀치감에 투명함까지,, 그땐 충격이었고, 한참을 즐겁게 많이 들었습니다. 이웃도 잘 만났는지, Burn-In CD를 몇 시간씩 틀어놓고 다녀도 항의한번 없었죠.
지금 생각해도 RX1은 참 괜찮은 스픽입니다. 일단 만듬새가 매우 고급스럽고 책상에 올려놓고 쓰기도 딱 괜찮고 굽높은 신발(스파이크) 신겨주면 정말 극강의 뽀대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그땐 너무 좋아 8인치 우퍼를 가진 형인 RX-2까지 갔는데, 글쎄 형은 너무 크고 애매한 포지션이라(북쉘프도 아닌 톨보이도 아닌) 차라리 동생인 RX1이 더 매리트가 있다고 보입니다. 다만 이 가격대의 스픽이 다 드렇듯 피아노 소리는 정말 쇠소리가 나는 정도로 엉망이었습니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도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저의 가정사에 지진같은, 엄청난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아파트도 팔고 저는 어머님 집에 얹혀살고, 아내는 연락도 안되고 별거를 하게 되었지요.
(그림: MBL 7008, 모니터오디오 GS60)
(2) 저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셔, 어머님이 저를 키웠습니다. 어머님은 공직에 계시고 주말엔 등산다니시고 하니까 정말 이때가 내 인생에서 오디오 바꿈질의 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거리를 불문하고 듣고싶은 기기는 직접 업어러 다녔습니다. 차도 일부러 SUV로 살만큼 ㅋㅋ.
그때 써본 앰프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MBL7008에 물린 모니터오디오 GS60이었습니다(MBL앰프는 그 당시 330만원 정도의 중고가였는데 최근에는 200만원대까지 떨어졌네요. 흠. 돈있으면 정말 지르고 싶다는...)
- 저는 독일인에 대한 신뢰가 강합니다, 그런 이유도 큽니다 -
MBL7008에 물린 GS60은 투명하고, 청명(?)하고 고급스러운 음색에 저음은 정말 돌덩이가 찍어 누르는 듯한, 그러면서도 퍼지지않고 절도있게 딱딱 끊어주는 컨트롤과 민첩함까지... 정말 괜찮았습니다.
에이프릴뮤직 AI500i는 기본기는 탄탄해보였으나 무색무취의 성향이라 많이 지루했고, 프라이메어 i21은 질감은 좋았지만 해상도는 떨어졌고, 그렇지만 MBL은 꼬집을만한 약점이 생각이 안납니다.
(그림: Piega Tmicro3 : 4인치 우퍼의 초소형 알루미늄 인클로저 스피커)
(3) 북셀프 중에 참 좋았던 스피커는 프로악 스튜디오110이었습니다. 사실 프로악 메이커에서는 거의 입문기인데 이 녀석의 음색이 얼마나 귀에 감기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디오 스펙이 아닌 '소리'가 '감정'이 되어 가슴에 꽂히는 느낌, 모니터적이면서도 자기 색체를 잃지 않고 오디오적 쾌감을 느끼게, 알게해준 녀석이죠.
두 번째는 피에가의 TMicro3 이라는 초소형 스피커입니다.
정말 손바닥만한 크기의 스피커인데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그런데 이넘이 내주는 소리는 알차고 꽉찬 소리를 내주더군요. 물론 50Hz 언저리는 거의 표현을 못해서 클래식이나 저음의 쾌감은 느낄 수 없지만, 이런 물리적 한계를 제외하면 정말 작은 크기로 괜찮은 스피커였습니다.
이 일로 피에가(Piega)에 대한 무한신뢰와 동경이 생기게 되었죠.
그리고, 7년 가까이 다녔던 첫 직장을 나오면서 취업이 안되어 8개월 가까이를 지옥같이 살았습니다. 퇴직금을 다 까먹고 통장의 잔고가 몇 백원이 될 쯔음에 겨우 취업이 되었죠. 아 대한민국~ ㅠ.ㅠ
물론 중간에 아내와 화해(?)를 해서 같이 서울로 오게되었습니다. 말은 화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가슴 아픈 일들이 너무 많았기에,, 흐음...
서울? 정말 집값 보고 억억... 지금은 오래된 초라한 빌라에 전세로 있지만, 정말 서울 살기 힘들군요( T^T)
아이를 가지면서 오디오를 다 처분을 하고 2년간 음악을 못들었는데, 오디오적 본능이 스믈스믈 돋아나서,
결국 최근에 다시 오디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림: 피에가당 이전까지 사용했던 NHT수퍼제로(구형))
(4) 앰프는 레퍼런스클럽에서 공제한 크라이티리언이고 스피커는 오늘의 주인공인 Piega P4XL 입니다.
첨엔 책상 위에 가볍게 듣고자 그나마 저렴하고 평이 좋은 NHT 수퍼제로(구형) 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물리적 한계는 극복이 안되네요. 아무래도 음악적 쾌감의 많은 부분은 저음의 타격감과 공기를 울리며 몸으로 듣는 낮은 파장인 것 같습니다. 작은 북셀프로는 그게 참 어려운가 봅니다.
P4XL 모델을 검색해보니 사진으로는 날씬한 자태에 그냥 홈씨어터용, A/V용 프런트 정도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특히나 그릴이 알루미늄(?)인지 철판인지 모르겠으나, 그게 전면 전체에 꽉 박혀있어서 저의 24개월 아이의 테러는 확실히 막을 수 있겠구나 안심이 되었습니다. 단자 또한 스피커 하부에 장착되어 있어서 쇼트에도 안전하겠더군요.
연락을 드리고 방문을 하였습니다. 인터넷 사진으로봤던 날씬하고 야윈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좀 과장해서 장승같은 톨보이가 서 있는 겁니다. 제 경험상 톨보이는 120cm가 넘어가면... 사람으로치면 183cm 이상의 키는 되는 것 같습니다(딱봐도 커보인다는...)
P4XL은 높이가 120cm에 깊이도 23cm정도 되고, 알루미늄 통이라 정말 커보이더군요. 흘러나오는 소리는 얼마나 맑고 깨끗하고 이미징도 좋은지...(물론 그 댁에는 검색으로만 보았던 오디오리서치같은 고급오디오에 물려있긴했지만요...)
이런 스피커가 중고가 100만원도 안한다니,,, 아! Piega !!... 사람들이 잘 몰라 저평가되어있긴 했구나,,, 라는 짧은 생각과 함께... 오늘 정말 횡재했구나!!! 하고 딱 느낌이 왔습니다.
스펙을 검색해보니 3way 방식이고 LDR리본트위터에 5인치 우퍼 두발, 감도는 89dB에 4옴 임피던스, 주파수 응답은 35Hz-50kHz(+/- 2db) 정도 되는것 같습니다.
집에와서 연결해보니 물론 그 댁에서 들었던 소리는 전혀~ 안나오지만 첫 느낌이 정말 딱 마음에 드네요.
오래된 집이라 전기에 접지선이 없고, 파워선에 스피커선, USB연결선도 막선이긴 합니다.
정말 뼈저리게 느끼는 거지만, 오디오 하려면 좋은 집이 있어야 한다는 ㅠㅠ
오늘로 완전 피에가(Piega) 입당 신고합니다!!
피에가 상급기는 어떤 소리를 내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24개월 지난 저의 아들 녀석입니다. 세상을 악으로 부터 지키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수호라고 지었습니다.
회원님들의 가정과 미래에 행복이 깃들길 빌며 읽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__)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