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포스터에 쥐를 그렸다고 해서 체포되고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있다.



지하철역에서 나물을 팔아 연명하는 할머니는 노점을 하면 안된다는 경찰의 단속에

'그러면 뭐 먹고 사냐'며 힘없는 한숨을 토한다.



대학교에서는 G20 관련 학술제가 금지되고 총학생회는 경찰서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다.



경찰청은 "안전한 G20 정상회의, 국민 여러분과 함께 이끌어 가겠습니다"라고 한다.

G20 정상회의는 안전할 지 모르겠지만 국민은 불안전해졌다.



어떻게 해야 하나? G20 기간에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21세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권자 시민으로서 심히 불안하다.

별 생각없이 웃자고 한 말이나 행동에 죽자고 달려드니 혼자 조심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입막고 귀막고 손발을 꽁꽁 붙들어매놓지 않는 한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정부나 시.군.구청 등에서 배포하고 안내하는 포스터에 그 답이 있다.

어리석은 백성들을 위하여 높으신 나으리들께서 친절하게도 안내 포스터를 지천에

깔아놓으셨고, 유인물을 배포하고 안내방송을 주야로 내보내고 있다.



1. 마당을 쓸어라.

반지하, 연립, 아파트 등 마당이 없는 집에 사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잡아가나요?



2. 미소를 보여라.



3. 음식물쓰레기 배출을 자제해라.



4. 외국인을 만나면 겁먹지 말고 Hello 하라.



5. 테러리스트로 오해받을 수 있는 다음의 행동을 금지하라.

('오해다'라고 하면 되지 않느냐고요? 공전절후 불후의 '오해신공'은 '집권'이라는 내공이 필수인 바 일반시민들은 펼칠 수도 없고 펼쳐봐야 웃기는 넘 취급밖에 돌아오지 않습니다)

- 쓰레기통이나 화장실 등에 가방을 방치하고 급히 떠나는 사람

- 공항, 백화점 등 부근에 차량을 방치하고 급히 떠나는 사람

- 계절에 맞지않게 두껍고 긴 상의를 입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

(요즘 날씨가 많이 추워져서 체감계절은 겨울인데 어떻게 하나요? 땀만 많이 안 흘리면 괜찮은건가요? 콜록~ 콜록~ ㅠㅠ)



6. 지하철에서 통화도 소곤소곤 해라.

(이건 당연하거 다들 그러고 있잖아요? 이런 말 하는 자체가 스스로 자부심없이 국격을 낮춰보는 것이 아닌가요?)



7. 지나가다 부딪혔을 땐 미안합니다... (잉? 왜 Sorry 가 아니지?????)

(이것도 당연한거 아닌가요? 높으신 나으리들은 적반하장 화를 내나? 이런 말 하는 자체가 스스로 자부심없이 국격을 낮춰보는 것이 아닌가요?)



8. 쓰레기는 휴지통에 버려라.

(이 또한 당연한거 아닌가요? 이런 말 하는 자체가 스스로 자부심없이 국격을 낮춰보는 것이 아닌가요? 근데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휴지는 휴지통에 버리는 거라던데요)



일단 내가 알고 있는 안내 내용은 여기까지이다.

(추가로 더 알고 계시는 분이 있으시면 알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제가 모르는 내용이 더 있나 싶어서 사실 많이 불안하거든요. 혼자만 안전할려고 하지 말고 같이 안전하자고요)



위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G20 기간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권자 국민으로서 안전하게 넘기기 위해서는,



"미소를 보이면서 마당을 쓸고, 미소를 보이면서 음식물쓰레기를 집안에 짱박고, 외국인을 만나면 미소를 보이면서 'Hello' 하고, 지나가다 부딪혔을 땐 미소를 보이면서 '미안합니다'라고 하고, 절대로 쓰레기통이나 화장실 등에 가방을 방치하고 급히 떠나서는 안되고, 공항, 백화점 등 부근에 차량을 방치하고 급히 떠나서도 안되고, 많이 춥더라도 계절에 맞지 않게 두껍고 긴 상의를 입거나 땀을 많이 흘리지 말아야 하고,

지하철에서 통화도 미소를 보이면서 소곤소곤하고, 쓰레기는 미소를 보이면서 휴지통에 버려야 합니다"





G20 주포스터의 주문구는 "이제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합니다"이고,

그 다음 문구는 "배려하는 마음이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듭니다" 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높은 시민의식이 세계와 만나는 자리입니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생색내지 않더라도 스스로 잘하면 되는 것이지 남의 이목과 평가에 목매달며

스스로 자부심없이 자국민을 단속대상으로 삼으며 국격을 낮추는 호들갑이 높은 시민의식인가? 배려하는 마음인가?

G20쯤 되면 더 '큰' 대한민국 보다는 더 '좋은' 대한민국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손님인들 아무리 융숭한 환영과 접대를 받는다고 주인이 주인대접 받지 못하는 집안에서 편할 리가 있겠는가? 가시방석도 이런 가시방석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