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내내 자연스럽게 두달 전에 개봉한 설경구 주연의 "해결사"와 비교하게 되더군요.
중복 출연한 배우들이 많기도 하고, 경찰 (해결사는 전직경찰)이 주인공이기도 하고. 하지만 현실을 찌르는 강도와, 바로 당대의 이슈를 싱싱한 상태에서 올렸다는 점에서 류승완 쪽을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
뭐랄까, 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알아두면 흥이 크게 깨지는 것이 살인범의 정체입니다.
이거 알고 보면 보는 내내 영화가 관객을 튕겨내는 것을 느낄 것 같습니다. 이동석의 극중역할을 정말 이해할 수 없게 되거든요.
나름대로 큰 효과를 노리고 그런 반전을 준비해놓았겠지만, 별로 울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반전이라면 중간중간에 아, 나중에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만한 코드를 심어두어야 하는데 그런 건 전혀 없었고 뜬금없다는 느낌만 주게 되더군요.
어차피 살인범의 정체가 중요한 영화가 아니었다 싶구요.
다만 액션신이 리얼했고, 화면도 구성이 잘되었으며, 화질도 근래에 본 영화들 중에 매우 좋은 편에 속했던 것 같습니다.
특유의 양아치 이미지를 검사 역할에 끌어들였으면서도 아주 자연스러운 것은 류승범의 연기력 덕분이겠지요. 특히 수하의 어눌한 공수사관과의 티격태격이 웃음을 많이 끌어냈습니다. 지시에 곧이곧대로 따르지 않고 자기 의견을 내는 공수사관에게 일 좀 잘 합시다,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부르짖으며 90도로 절을 하는 부분이 가장 웃겼던 부분이구요.
황정민이 맡은 반장 역할도 무게감이 있고, 연기력이 상당했습니다.
서로 약점을 잡고 힘겨루기를 하는 검사와 경찰의 관계가 주 내용이지만, 한방 날리고 한방 먹는 구도가 설득력 있게 잘 그려진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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