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5년간 거실을 차지하고 있던 AR90 스피커를 내보내고 어떻게 하다보니 독일 Isophon 유닛으로 구성된 스피커를 들여 놓게 되었습니다. 스피커 내부 배선이 심란하게 되어 있어서 걷어낼 것 걷어내고 이리저리 정리한 후 이 앰프 저 앰프 연결하다가 진공관 싱글앰프를 한번 써 본다는 생각에 오디오 부품 판매 사이트에서 공제한 6BM8(ECL82) SE 앰프(Wiki)를 구입하여 들여오게 되었습니다. 큰 결함없이 좋은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진공관 바꿔보고 뚜껑 열고 내부 구경하다가 이 물건처럼 작은 앰프를 하나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주변의 지인이 추천했던 초삼결 앰프를 먼저 만들어 보기로 하고 회로를 찾고 부품들을 모아서 작업하다보니 하나의 앰프가 만들어지더군요. 국내업체가 수입해서 판매하는 캐나다산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케이스에 복합관인 PCL86을 2알 사용하는 싱글앰프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작게만 만든다는 생각에 출력트랜스도 내부에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것으로 구하고 부품들을 우겨넣었는데도 생각보다 별탈없이 소리 잘 나고 저음도 훌륭합니다. 지금은 사무실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삼극관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1626이라는 진공관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출력도 작고 진공관도 크지 않지만 고전적인 모양새에 소리도 좋다는 평을 듣고 있어서 꽤나 많은 분들이 자작에 사용하는 진공관 인 것 같았습니다. 그리하여 1943년도산 1626을 몇알 구했습니다.
PCL 초삼결 싱글 앰프에 사용된 동일한 케이스와 출력트랜스를 사용해서 역시 부품들을 이리저리 우겨 넣어서 앰프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작지만 자태가 좋았고 보기 좋으면 소리도 좋게 느껴지는지 괜찮은 소리를 들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어쨌든 싱글앰프를 만든다면 역시 직열관을 접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이리저리 찾다보니 만만한 물건으로 러시아산 4P1L이라는 진공관이 눈에 띄더군요. 직열관은 직열관인데 5극관입니다. 이베이를 통해 동유럽쪽에서 진공관을 저렴하게 구입하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이 물건을 이용해 싱글앰프를 만들어 판매하는 곳도 있더군요 ( http://www.single-ended.com/4P1L-SE.htm ).. 그들이 공개한 3극관 결선회로를 기초로 약간 제맘대로 변형해서 회로를 구성하고 앞서의 앰프들과 동일한 케이스에 동일한 출력트랜스를 사용하여 한번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직열관이라 히터용 전원에 좀 신경을 써야한다 길래 국내 부품업체에서 판매하는 소형 레귤레이터를 구해서 사용해보니 소리도 잘나고 해서 막귀인 제귀에는 괜찮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처음 스위치를 켤 때마다 스피커에서 “딱” 또는 “퍽”하는 잡음이 들리더군요..
이 생각 저 생각으로 고민 끝에 몇가지 작업을 하면서 정보를 접하다보니 히터전원용 Soft Start 회로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부 공간도 없고 해서 할로겐 램프보호용 회로를 응용하여 MOS-FET와 부품들 몇 개를 이용하는 간단한 회로를 만들어 넣어보았더니 훌륭히 작동하였습니다.
직열관이 좋은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4P1L이 들려주는 소리는 마치 MM 카트리지를 듣다가 MC 카트리지로 바꿨을 때의 느낌 비슷했습니다.
그리하여 요즈음은 이 물건과 벗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밑뚜껑을 다시 열고 뭔가 작업을 추가로 하겠다고 생각을 하고 볼트도 끼우지 않고 있었는데요 뭔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이제는 잊어버렸습니다.
구경거리가 되었나 모르겠습니다.
즐거운 연휴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독일 이소폰 알맹이로 만들어진 궤짝 스피커
6BM8 싱글 Wiki 앰프
PCL86 Super Triode Connection 싱글앰프
1626 삼극관 싱글앰프
4P1L 직열 오극관 삼극관 결선 싱글 앰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