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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상한 곤충과의 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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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8 23:2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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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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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상한 곤충과의 대화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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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길 [가입일자 : 2003-06-26]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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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과 대화라 전부 반말입니다.
담배를 피러 현관문을 열고 나와보니, 3층 벽면에 커다란 곤충이 벽에 붙어있다.
크기는 매미보다 훨씬 더 크고, 형상은 매미와 꼭 닮은 모습이다.
큰 날개 두 쪽은 매미와 흡사하게 생겼지만, 몸뚱이가 홀쭉하고 세로로 긴 이상한 녀석이다.
죽은 녀석인가 싶었지만, 녀석은 날마다 조금씩 자리를 옮기는데 창가에서 지금은 가장 모퉁이다.
아마도 따뜻한 공기가 모이고, 찬 바람이 덜 들이치는 자리로 조금씩 이동을 하는듯 싶다.
매미라면 모르겠지만, 괴상한 녀석이다. 가만히 보면 은근히 흉칙한 모습이다.
담배를 귓바퀴에 걸쳐 넣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 전자 모기채를 들고 나온다.
전자 모기채, 정말 인간 문명의 놀라운 집약체라고 해도 무방한 물건 아닌가.
해충을 전기적으로 합선시켜 깨끗이 절명시키고, 스파크와 소리로 쾌감까지 선사한다.
그 괴상한 녀석에게 다가가 전자 모기채를 들어 올린다.
녀석이 너무 커서 철망 사이로 녀석의 몸체 일부가 들어가 합선을 일으키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세게 압박하면 뭐라도 들어갈테고, 그럼 불꽃과 함께 파열음이 터질테지하는 마음으로 다가간다.
그때 곤충의 다리가 조금 움직이며 벽면을 타고 옆으로 조금 이동한다.
그리고 녀석이 말을 걸어 온다.
왜 죽이려고 하나?
매미도 아니고, 넌 너무 커서 눈에 거슬리니까.
그게 이유의 전부인가?
넌 해충일지도, 아니 아마도 해충이 맞을 것 같으니까.
해충과 이충은 어디까지나 네 관점이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가 해충이라는 근거는?
충분히 흉하고, 너무 커.
네가 날 죽이려는 이유는 모두 그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군?
아니, 두려운게 아니라 골치 아픈 일이 생기기 전에 예방 차원이지.
뭐가 예방되지? 나 같은 크기의 곤충이 인간을 물었다는 소식이라도 있었나?
아니.
그럼 나 같은 크기의 곤충이 치명적인 병을 옮기기라도 했다고 하던가?
아니.
그런데도 죽여야 할 이유가 있나?
아니.
그럼 곧 죽이겠군. 이유가 하나도 없으니 이젠 죽여야 할 이유가 모두 됐군.
맞아. 니가 내 눈에 띄는 내 집 현관문 앞에 붙어 있었다는 이상의 이유는 필요없어.
전자 모기채를 가만히 대어도 녀석은 움직이지 않는다.
역시 너무 커서 모기처럼 합선이 생기지 않는다.
그냥 모기채로 친다. 벽에서 계단으로 떨어진 녀석이 혹시라도 도망가거나, 공격할지 모르는 일이다.
확실하게 해충인 그 녀석을 처치해서 신문지 조각에 대충 움켜쥐고 담배를 피러 간다.
한쪽 화단에 녀석을 버리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다음부터 쓸데없는 대화는 생략하는게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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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이니 마음에 안드는 사람 등장 시켜서,<br />
절명하게 만들어 버리세요...<br />
당구승자들 먼저,,,,,,,,,,,,,,,,,,,,,,,,<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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