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고대하던 한국에서의 F1 그랑프리를 결국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국내 모터 스포츠의 환경으로 미뤄보아 설마 우리나라에서 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고 몇 해전부터 영암의 서킷과 F1 유치 발표 소식에도
개최 여부 자체에 상당히 회의적이었던지라 요번의 관람은 감동적이었습니다.
여기 와싸다를 포함하여 인터넷상의 글들을 보니 경기 외적인 부분에 많은
의견이 분분하나 저는 그 사정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사실 오해도 상당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경기 자체만 놓고 보면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운영이 미숙하다고는 해도 첫해 개최였고 국내에 거대 규모의 모터 스포츠가 열린
이력이 없었기에 이 정도는 정말로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관심은 있으나 가지 못하셨던 분들을 위해 아쉬었던 점이나 좋았던 몇가지를
써보자면
우선 경기장 밖에서는 주차와 차량 통제에 분명 미흡하고 개선될 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외국에서의 경기장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조금 나은 수준이죠.
수십년 경기를 치뤄왔던 경기장이라도 혼잡하고 무질서하며 사고도 자주 일어납니다.
영암 경기장 부근에서는 이번 경기 처럼 짧은 시간에 많은 차량이 한곳에 집중되는
것은 처음 경험했을 곳입니다.
어쨌든 긍정적인 것은 토요일보다는 일요일이 조금더 통제가 원활했다는 것입니다.
대회 운영측이나 지역 경찰에서는 이번 경기를 경험삼고 차량 관리 시스템을
조금만 개선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앞으로는 별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다음 경기장내에서의 편의시설 부족을 들수 있는데 매점과 화장실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배치한 것으로 생각되며 한번 경기장에 입장하면 입,퇴장이
자유롭지 못한 것을 감안한다면 식사나 화장실 편의를 최대한 신경 썼어야 하는데
식사 장소, 매점의 수, 화장실 갯수와 남여 화장실의 배분 등은 매우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매스컴에서도 자주 거론 되었던 주변 숙박,관광 인프라의 문제를 들 수 있는데
대회를 개최하는 지역 자치단체에서 경기장의 건설과 더불어 이 부분도 병행 개발
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본래 취지인 지역 관광 수익과 운영 흑자에
별로 보탬이 되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물론 지역 자본들도 이 대회가 붐을 이뤄
미래에 대한 지속적인 비전이 보여야만 과감한 투자를 시작하겠죠.
경기장내에서의 문제는 일요일 우천 경기때 트랙의 배수가 원할치 않았던
치명적인 문제가 밝혀 졌습니다.
이것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아니면 심각한 하자인지 모르겠지만
이때문에 일요일 관객들은 많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일찍 자리를 떠버렸습니다.
물론 뒤에 경기가 진행되어 남은 사람들은 마저 경기를 즐겼습니다만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입장권의 가격이 현실적으로 조정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강매,밀어내기 판매도 있었고 막판에는 자유 이용권이라는
황당한 관객 동원 방편도 있었나 봅니다. 그런식으로 할 거였으면 아예 입장료를
현실적으로 낮추고 많은 유료 관람객을 유치했어야 했는데 막상 경기장에는 F1에는
관심도 별로 없는 사람들이 다수 있었으며 경기장내에서의 안 좋은 매너나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도 종종 있었습니다.
위의 것들이 아쉬웠던 점이라면 좋았던 점은 바로 F1 그 자체 였습니다.
아쉬웠던 위의 문제점을을 모두 감수하더라도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경기 그 자체 였으며 국내 모터 스포츠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열의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으며 앞으로의 미래도 엿볼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관람석에는 경기에 별로 관심없었던 분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특히 연세가 많으신분들은 토요일 연습 주행때 만해도 귀를 막고 자리를
떠나시는 분들도 있었고 자리를 왔다갔다 하시던 분들도 많으셨지만 예선 첫번째
레이스가 시작되어 자신들 앞으로 머신이 지나가자 '어이쿠' 하면서 벌떡 일어나시는
분들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자신들이 경험했던 물리적 상황이라면 그 정도 속도에
차가 코너링을 하면 분명 사고가 날 상황이었기 때문이겠죠.
그 뒤로는 엄청난 긴장감을 가지고 관람하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주행하는 머신들의 엄청난 운동 에너지감은 경기의 룰을 모르는 사람들도
몸을 전율케 하지요.
앞서 말했던 문제점들은 개선되어야 하고 개선될 수 있는 것이지
대회 자체를 부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주 외국의 예를 들먹이지만 외국의 상황도 알고 보면 그다지 좋기만 한 것은
아니며 처음에 시행 착오 없었던 곳도 별로 없습니다. 외국의 경기를 보러 가도
영암에서의 고생 정도는 어디서나 하게 됩니다.
물론 뒤늦게 시작하는 만큼 못하는 곳보다 잘 하는 쪽에 가까와야 할 것입니다.
배울수 있는 곳이 많기에 다른 곳보다 세련되게 해내야 할 것이구요.
어쨌든 이 모든 것이 경기를 보고나서 생각하니 긍정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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