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오후에 공원에 갔다가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물가에서 자리를 잡고 반영 사진을 찍고 있는데
옆에 지나치게(?) 여성이 저를 힐끗 보더군요.
와우, 자세히 보니 외국인인데 러시아계처럼 보였습니다.
타이트한 진에 귀여운 후드티 그리고 금발의 파란눈...
하얀 피부에 예쁜 얼굴이더군요.
살짝 눈이 마주쳐 눈인사하고 사진을 찍는데
이 여성이 바로 제 옆에서 저와 같은 포즈로 앉아
자신의 카메라(일반 디카)로 저와 같은 방향을 찍더군요.
사진도 조금 지루했는데
이때다 어 말을 걸었습니다.
시선을 그녀에게로 돌려 말을 거니
이거야말로 완전 앨프더군요.
웃으면서 예쁘게 대답하는데
예상대로 러시아에서 왔다더군요.
대학생인데 컴퓨터 전공이라네요.
기숙사에 살고요.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지금 찍는 것처럼 반영 사진 좋아하느냐고 물으니
좋아해서 지금 제 옆에서 찍는데
제 카메라와는 비교되지 않을 거라며
자기 디카와 제 카메라를 번갈아 보며 귀엽게 웃더군요.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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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카메라 그냥 앨프에게 줄 뻔 했습니다.
카메라 잡은 두 손이 공손하게 모이며
조공(?) 바치듯이 할뻔한 걸
가까스로 이성을 찾아 막았네요.
에효...
조금있다가 반가웠다며 미소 지으며
일어서는 그녀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금 후 만난 집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딱 한마디만 하더군요.
"인간아, 다 주지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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