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양재동 AT센터에서 의류 대 바겐 세일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작년에는 리바이스
올해는 Gap, 바나나리퍼블릭
뭐 이랬죠.
50-80% 정도 할인 가격이었습니다.
집사람과 저는 첫날이나 사람 많은 시간은 가지 못하고
마지막날(주로 일요일) 오전에 잠시 다녀오죠.
지난 일요일에 다녀왔는데
매우 넓은 공간에 수많은 사람이 수많은 매대 앞에서
원하는 의류를 고르는 모습은 장관(?)입니다.
엄청나게 쌓여있는 의류를 색만 보고 무조건 고르는 사람
사이즈만 보고 고르는 사람
좌우 비닐백에 무조건 집어 담는 사람
별별 사람이 다 있죠.
올해 본 재미있는 유형이 몇 있었는데
어느 20대 여성은 놀랍게도 매대 앞에서 복장이 대담했습니다.
민소매의 달라붙는 흰색 옷 하나만 입고 누군가를 기다리더군요.
살펴보니 엄마로 보이는 분이 여기저기서 옷을 공수(?)하고
그때마다 그 어린 여성은 가져온 옷을 계속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며 옷을 골랐습니다.
윗옷만 말이죠.
벽 쪽의 매대 사이 공간에서는 어떤 30대 여성이 재미있는 모습이었는데
이분은 치마와 바지를 그 자리에서 번갈아 입어보시더군요.
아무것도 가려지지 않은 공간에서 역시 대담하게 말이죠.
매우 숙달된 모습이었기에 크게 미풍양속에 저해하는 일은 아니었지만
아슬아슬했기에 조금 불안했죠.
옆에서 함께 목격한 집사람도 놀라더군요.
그 신속함과 방대한 양에요...
피팅룸 앞에서도 진풍경이었습니다.
간이 피팅룸은 한번에 한가지 옷만 가지고 들어가서 입어 볼 수 있게
진행요원이 안내를 하는데
어떤 아주머니는 무슨 일인지 피팅룸 커튼을 자꾸 들추기에
뭐하는가 봤더니 몰래 여러가지 옷을 가지고 들어가서
피팅룸 앞에 있는 거울에 살짝살짝 자기 모습을 비춰보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두 생활의 달인 수준의 여성들이었죠.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40대 후반 정도의 아주머니는
일단 흰 마스크로 무장하신 분이었는데
집사람과 제가 고른 옷을 보며 의논하는데
그 뒤에서 유심히 보면서 계속 묻고 참견을 하시더군요.
어느 매대에서 가져온 옷이냐
상당히 잘 어울린다
좋은 선택이다
매우 재미있는 분이셨습니다.
놀라웠던 일은
나중에 저희가 다녀간 후 한참 후인 오후에 지인이 방문을 했는데
자기도 그 마스크 아주머니가 옆에서 자리를 지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쪽 와이프가 임산부였는데 임부복으로는 이것이 좋겠다며
코디를 자청했다더군요.
매우 재미 있는 분이 세상에 참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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