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4시에 기상해서 경기도 모처 출사지에 혼자 갔습니다.
4시 40분쯤 도착했는데 가보니 벌써 여러 대 주차가 되어 있더군요.
무서웠는데 다행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언덕을 올라가다가 무서워서 차 문을 잠그게 되더군요...
저도 주차를 하려는데 어디서 많이 본 차량이 제 앞에 서 있었습니다.
살펴보니 동호인이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그분과 함께 다니기로 했죠.
그런데 옆에서 주차해놓고 서성이던 40대 후반 혹은 50대 초반 아저씨가
저희 옆으로 오시더군요.
그러더니 저희 이야기에 끼시어
여기를 수년째 오는데 오늘은 날씨가 이래서 좋은 풍경을 보기 어렵다는 말씀에서
내가 아는 좋은 포인트가 있어 거기 가면 좋다고 하시더군요.
한 분이 더 오시고 그분이 자꾸 좋은 곳을 알려주겠다고 하셔서
그분을 따라나섰습니다.
산으로 오르는 길 앞에 다다르니 그분께서 여기서부터는 함께 가시라고하더군요.
이 길로 20분 정도 올라가면 운동기구가 나오고 정말 확 트인 풍경을 본다면서요.
이 아래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저희 세 명은 그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죽는 줄 알았습니다.
산을 타본 지도 어언 10년이 넘은 것 같고...
저질 체력에 산길 자체를 싫어하는 성격인데...
그 새벽에 험준(?)한 산길을 오른다는 것은 저에게 무리였죠.
온몸에 땀이 나고
숨은 가빠지며
나중에 헛구역질까지 나오더군요.
정말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이런 고생 끝에 마침에 그 아저씨가 알려주신 곳에 다다랐습니다.
운동기구가 있다는 곳 말이죠.
그런데...
기절할 뻔 했습니다.
시야는 나름대로 확 트인 면이 있지만
시야의 반 아래는 나무와 수풀로 둘러싸인 곳이었습니다.
아까 아래도 나무에 거의 가려 보이지 않는...
말 그대로 고도만 높고 공기만 좋으며 사진을 찍기에는 무리인 그런 곳이었죠.
일행 중 형님되시는 두 분께서 순간
여긴 전혀 아니라며 빨리 내려가자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씩씩거리면서 하시는 말씀이
"아까 그 사람, 정말 잡히면 죽는다..."
그 아저씨는 평범한 등산객이었나 봅니다.
약수 뜨러 다니시고 그 운동 기구 있는 곳에서 운동하시는...
저희처럼 풍경 사진 찍는 사람이 보는 시야와는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지신...
저희 옆에서 매우 베테랑처럼 말씀하셨는데...
아저씨...
왜 그러셨어요...
저 죽을뻔했어요...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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