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초년시절 음악과 오디오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후배를 동생처럼 아껴주던 선배가 있었습니다.
그 선배의 집에서 이름모를 키 큰 스피커로 stevie ray vaughan의 tin pan alley를 듣는 순간 그 사실적이고 생생한 기타소리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그 녀석은 인티니티 르네상스90 이었고 그때부터 저의 로망이 되었습니다....
사실 로망이라고 하기엔 보잘것 없는 것이지만,
저에게는 그때 그 순간의 느낌이 너무 강렬해서 언젠가 꼭 한 번 품에 안아야하는 숙제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며...
때론 삶에 지쳐서 살짝 잊혀지고, 때론 다른 스피커들을 탐닉하느라,
지방이라 여러번 기회를 놓치기도하고, 또, 상태좋은 녀석을 만나기 어려워서....
그렇게 무심한 시간이 흐르다 몇주전 아주 상태좋은 (오리지날 스파이크,슈즈는 물론 고질적인 상판 들뜸도 없는) 녀석을 들였습니다.
소박하고 오랜 로망을 이룬셈이지요...
몽환적이고 희뿌연 봄날 오후....
오래전 그때 처럼 커피 한 잔과 stevie ray vaughan의 tin pan alley를 듣습니다.
세월은 야속히 흘러 벌써 20년이 지났고...
풋풋하던 초년생은 지천명을 바라보는 중년이 되었고
선배는 세상을 떠나 함께 할 수 없습니다.
그 오랜 시간동안 언제 한 번 저의 집에 초대하지 못한게 너무 후회됩니다.
깨끗한 물건 양도해 주신 판매자분 감사합니다.
특히, 3자의 입장에서 물건을 평가해주시고
인천에서 대구까지 안전한 배송은 물론 세팅까지 완벽하게 마무리 해주신 김민규님 최고였습니다...^^
올 봄에는 우리 와싸다 회원님 모두의 가정에 행복이 주렁지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