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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르트르, 그는 누구인가?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0-10-06 15: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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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18

제목

[칼럼] 사르트르, 그는 누구인가?

글쓴이

박두호 [가입일자 : 2003-12-10]
내용
사르트르는 누구인가?





그는 20세기 최대의 사상가 중 하나로, 평생을 무위도식하면서 수많은 저서를 배출해냈다. 그의 산문은 이 시대의 최정점에 도달해 있는데, 아무도 이러한 그의 글쓰기 수준에 재론의 여지를 달지 못할 것이다. 두말 할 나위 없이 그의 산문은 이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임과 동시에 부르주아들을 아래로 끌어내리려고 하고, 프롤레타리아들을 위로 끌어올리려는 일련의 시도였음이 분명하다. 그는 도도한 파리지앵으로서, 2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외가에 10년 간 맡겨지게 되었다. 거기서 방대한 장서가인 외할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그의 애독은 멈추지 않는 경지에 도달한다. 그의 철학적 글쓰기는 이 시대의 위대한 전범이자 원형으로, 그의 개별적인 낱말 하나하나의 애완은 그가 얼마나 글을 쓰는 행위를 사랑했는지를 보여준다. 좌우지간 그가 천문학적인 양의 산문을 작성함으로써, 죽어서도 영원할 만한 영예를 쟁취했고, 그의 명성은 전세계에 퍼지게 되었다. 장 폴 사르트르, 나의 영원한 스승인 그를 여기서 말하려 한다. 그가 경험했던 착란과 환각의 시세계는 앞으로도 풀지 못할 숙제이자 우리를 맺어주는 가교로써 전격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취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필자는 말한다. 이렇듯 그가 파리의 까페들을 전전하면서, 잉크를 종이에 갈기면서, 마땅히 얻어내고 습득한 글쓰기의 기법은 오늘날에도 젊은 산문가들에게 전수되고 있는 하나의 비결이다.





그는 평생을 파이프를 물면서 지냈다. 그에게 파이프는 모든 총체의 원동력이자 거부할 수 없는 그만의 매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태까지 내가 살면서 수많은 사상가들을 봐왔지만 그만큼 빼어나고 정밀하며, 정교하고 파렴치한 사상가는 처음이었다. 그는 글을 작성하면서 많은 여인들을 홀렸다. 여인들은 이구동성으로 그의 지적인 면모를 찬양하였다. 그가 글을 쓰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여인들을 홀리기 위함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는 글을 쓰기에 앞서 한 잔의 커피와 파이프 담배를 피었는데, 그의 아우라는 전연 전대미문의 것이었다.



이리하여 어떤 존재의 규명도, 어떤 실체의 규명도 비본질적인 것이 되었다. 이는 모두가 사르트르의 펜의 공이다. 이 펜에는 문예에 대한 뻔뻔스런 경멸이 실려 있다. 어떤 기본적인 구조에 우리가 접근할 때, 우리는 지레 겁을 먹는다. 그는 도주하며 자신의 기조를 은폐하려 하고, 어떤 은연한 내적 모순성을 찾아가려 한다. 하기야 우리가 생을 살면서 수많은 정밀하고 허허로운 사태에 처하게 된다. 이 사태에서 벗어나려면 일종의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는 단지 한 줄의 글쓰기로 획득되는 것은 결코 아니며, 차라리 정적인 글의 연장(延長)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봐야 합당하겠다. 이리하여, 우리가 어떤 글의 구조를 상정할 때, 비로소 우리는 거기에 서려 있는 개연성의 합목적성을 뚜렷이 구분하게 되는 것이리라. 이를테면 우리는 어딜 가나 혁혁하고 과유불급한 사상과 직면하기 마련이다. 그 사상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나를 살아보려고 했다. 그것이 그렇게 어려웠을까.” 그러나 그 사상가의 내적 구조는 반드시 개연적인 것이 아니다. 만일 이것이 모종의 개연성을 띄려면, 불확실성과 우유부단함이 부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이렇지 않다. 기필코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사상적인 기반의 핵심은, 우리가 이제껏 보아왔던 어떤 그림의 사물들의 연관성이 나타내는 긴밀한 정합성을 관통하여 그것을 넘어 모사되고 있는 정념의 배후에 있는 기존의 근거를 넘어선 ‘아우라’의 시현을 체험하려고 한다. 그들이 서 있는 지반은 그러니 흐릿하거니와 불투명하다. 내가 여기서 논하고 있는 쟁점들은 도전적, 논쟁적으로 해부되어 있다. 또 거칠 것 없는 단호한 목소리로 나의 주장들이 개진되어 있다. 앞뒤가 모순되는 발언도 보이고 난해한 대목도 수두룩하다. 그러기 때문에 나의 이론은 더욱 읽을 만한 매력과 가치가 있는 것이다.



사르트르는 파이프를 피면서, 그의 글쓰기의 예술을 그림의 예술로 승화시키려고 했다. 그의 글에서 피어나는 운무는 참으로 기묘한 것이었다. 그의 글은 좀 더 연역적인 기법으로 하여금 증명의 논리를 설명하려고 했다. 이는 당시 파리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기법으로써 행간의 의의를 파악하려는 독자로 말미암아 굉장한 영감을 주게 된다. 중요한 건 시행을 읽는 것이 아니라, 바로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바로 이 직접태적인 사건에 봉착할 때 달리 말하면 거기에서 종합적인 삶의 구축이 피어나는 것이다. 하기야 독자들은 글의 배경을 보려 하지 않고 거기 등장하는 인물들의 분위기만을 읽어내려고 한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분위기가 아니라 소위 배경의 흐름을 직시하는 것이다. 바로 배경의 흐름에서 우리가 주시하는 삶의 논리가 숨어있다. 그러한 삶의 논리를 우리가 노리고 장전하고 쏘아 올릴 때,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가 계략한 정태적인 증명 즉 ‘포착의 원리’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직접적으로 다른 이의 삶에 관여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그의 삶을 분해하고 그 분해물의 개별적인 특질들을 해명하려고 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또 다른 타자의 삶으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타자와 나, 주체와 객체(대상), 신과 인간, 선과 악, 하늘과 땅, 이러한 이분화의 시도들이 우리가 엄밀한 의미에서 바투 연결접속하고 산출할 계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 이제부터 저번에 다뤘던 괴테의 시를 이어서 분석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비록 우리가 괴테의 선험성에 관해서는 깊이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질 여력이 없겠으나, 우리가 괴테와 함께 괴테의 숨결을 느껴보려고 노력한다면 하여간에 괴테의 발끝은 바라볼 수 있으리라.



내 첫 노래를 경청했던 친구들,

그들은 다음 노래를 듣지 못하누나.

그 정다웠던 모임 흩어져버리고,

오오, 그 첫 번째 메아리도 간곳없어라.

나의 노래, 낯선 무리 속에서 울려퍼지니

그들의 갈채조차 내 마음을 무겁게 하는구나.

일찍이 내 노래 듣고 즐거워했던 친구들

아직 살아 있다 해도, 온 세상에 흩어져 방황하고 있겠지.



저 고요하고 엄숙한 정령의 나라에 대한 그리움

내 잊은 지 오래더니, 다시금 날 사로잡는구나.

나의 노래, 에올스의 현금처럼 속삭이며,

이제 어렴풋한 음조를 띠고 울려퍼진다.

전율이 온몸을 휩싸고 눈물이 방울방울 솟구치니

굳었던 마음, 온화하고 부드러워지면서

지니고 있는 것, 아득히 멀게 느껴지고,

사라졌던 모습들, 다시 현실로 나타나는 구나.



-괴테, <파우스트>



‘내 첫 노래를 경청했던 친구들,’



파우스트가 예전에 불렀던 노래를 경청했던 친구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파우스트에게 그것은 첫 노래였다. 그는 그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들은 다음 노래를 듣지 못하누나.’



그 친구들은 이미 죽어서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파우스트는 바로 그들에 대해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다음 노래를 듣지 못한다. 파우스트의 모든 슬픔은 여기서 기인하는 것이다.



‘그 정다웠던 모임 흩어져버리고,’



그의 친구들이 죽음으로써 그 그룹은 조각나 버렸다. 그러나 그들 영혼의 숨결만은 파우스트의 가슴 한구석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쉴 것이다.



‘오오, 그 첫 번째 메아리도 간곳없어라’



그가 노래함으로써 울려 퍼지는 메아리도 다른 곳으로 흘러가버렸다. 파우스트는 그걸 애석해 하는 것이다.



‘나의 노래, 낯선 무리 속에서 울려퍼지니’



파우스트의 노래는 자신이 모르는 무리들 속에서 울려 퍼진다. 그가 그 다른 무리들에게 느끼는 이질성과 배타성은 가히 놀라운 것이었다.



‘그들의 갈채조차 내 마음을 무겁게 하는구나.’



그들은 박수갈채를 보냈지만 파우스트의 마음은 오히려 무거워졌다. 왜냐하면 그 갈채는 파우스트의 친구들이 보낸 갈채가 아닌, 그들을 죽인지도 모르는 자들에 의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일찍이 내 노래 듣고 즐거워했던 친구들’



예전에 파우스트의 노래를 듣고 즐거워했던 친구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는 진정으로 그들을 그리워한다.



‘아직 살아 있다 해도, 온 세상에 흩어져 방황하고 있겠지’



그들이 아직 살아있다 해도 온 세상에 흩어져 방황하고 있겠다고 지레 짐작한 걸 말하고 있다. 그렇다. 파우스트의 친구들은 괴짜였다. 그들은 한 곳에서 머물 수 없는 일종의 역마살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방황은 파우스트에게는 강한 좌절로써 다가왔을 것이다.



‘저 고요하고 엄숙한 정령의 나라에 대한 그리움’



파우스트는 생생하게, 조용하고 굳건한 정령의 나라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다. 이는 필시 그가 환상의 나라에 대한 동경과 사무치는 연정을 나타내는 것이리라. 파우스트의 마음 속에는 한 여인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고요하고 엄숙하다. 파우스트의 동인은 궁극적으로는 그가 그녀를 원하는 데 있었다. 그것은 결코 감출 수 없는 원인에 대한 1차적 동기였다. 즉 ‘섹스’였다.



‘내 잊은 지 오래더니, 다시금 날 사로잡는구나’



파우스트는 정령의 세계를 잊어버렸다. 그러나 그 세계는 이내 파우스트를 사로잡고 만다.



‘나의 노래, 에올스의 현금처럼 속삭이며,’



에올스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람의 신이다. 그의 노래가 마치 바람의 소리처럼 조용하게 속삭인다는 것이다.



‘이제 어렴풋한 음조를 띠고 울려퍼진다.’



그의 음조는 또라진 게 아니라 어렴풋했다. 그것은 가늘게 울려 퍼진다. 누가 그의 노래에 배긴 사랑을 알리요! 그 누가 그의 노래에 배긴 사념이며 교교한 비애를 알리요!



‘전율이 온몸을 휩싸고 눈물이 방울방울 솟구치니’



카타르시스가 그의 몸을 훑고 지나가고 눈물방울이 그의 눈에 흘러내린다. 그는 멈출 수 없는 격정과 격동의 시간을 보낸다. 그는 그로 말미암아 재탄생한 것이었다.



‘굳었던 마음, 온화하고 부드러워지면서‘



그의 굳은 마음은 온화하고 부드럽게 펴졌다. 그를 내면에 가둔 건 다름 아닌 그 자신이였다. 그리하여 우리가 그의 정겨운 사랑의 마음을 관조할 때에 비로소 그는 마음의 평정을 얻을 것이다.



‘지니고 있는 것, 아득히 멀게 느껴지고,’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은 이내 아득하게 멀어졌다. 그것은 그가 사물을 입사하는 동공이 풀리고 그가 무겁게 지고 있는 이념의 짐을 내려놓았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그는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사라졌던 모습들, 다시 현실로 나타나는 구나.’



플라톤의 경우에, 감각적 세계가 원형의 세계를 모방하듯, 자연이 예술을 모방한다고 그는 생각한다. 사라진 모습들은 단지 모사본에 지나지 않는다. 원형의 세계라는 ‘현실’은 여전히 거기에 현존하는 것이다.



자, 이제 그만 끝내고 사르트르론을 재시작 하겠다.



사르트르는 외로운 존재였다. 누구도 그를 돌봐주는 이가 없었다. 그의 유년시절은 외로움과 고독함, 회환과 슬픔, 비애와 관조로 점철되었다. 그런 그가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세계는 이른바 책의 세계였다. 그는 거기서 즉 정신적인 진리체계를 발견한다. 그는 독학하고 자기만의 방을 구축하였다. 그는 그 방에 들어가서는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나오지 않았다. 그런 그를 거기서 꺼내준 여자가 바로 시몬 드 보부아르다. 보부아르는 사르트르의 저변을 관류하고 있는 고독을 발견하고, 어루만져주었다. 종국에 그와 그녀는 계약결혼을 맺고 평생을 교류하면서 지낸다. 보부아르 또한 쟁쟁한 사상가이자 소설가였다. 그녀의 문체는 모든 문체지상주의자들도 넘볼 만한 대단한 것이었다. 그녀의 책은 수십만 부 씩 팔려나가면서 그녀의 지적 체계를 세계에 과시하는 경우가 되었다. 그녀는 도도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사르트르는 단숨에 그녀에게 매료되었다. 그리고 사르트르는 곧 그녀를 가지게 되었다.



장 폴 사르트르, 그의 전설적인 이름은 타임지에까지 오르락내리락 하게 된다. 그러한 나의 스승 사르트르, 그의 죽음을 기리며 오늘도 나는 글을 써내려간다. 나에게 소중한 이념과 사상, 기존 체계를 무너뜨린 혁명적인 이론을 제시한 그에게 감사드리며 이만 마치겠다. 다음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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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용 2010-10-06 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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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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