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대 출신이며 다양한 엘리트적 경험을 소유한 가수'라는 건 타블로의 마케팅 포인트였으니, "예능은 원래 다 각본인데 거기에 순진하게 넘어간 사람들이 잘못된 거다"라고 무조건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각본이라고 대중이 미리 전제하라고 하기엔 이가 심하게 안 맞는 것들에 대한 설명이 너무 없었죠. 그것이 방송시스템 상의 문제이든 타블로 본인의 설명부족이든 말입니다.
그리고 본 사건의 흐름에서 스탠포드대 출신이냐 아니냐의 진위여부 '만을' 중요하게 만든 건 타블로의 애매한 태도였죠. 문제에는 다양한 이슈들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그 이슈들을 올곧이 하나로 몰아가는 건 기본적으로 대단히 정치적인 방법론입니다. 대처하기가 쉽거든요.
예를 들어 촛불시위도 광우병 논란이 중요한 이슈포인트였음은 사실이나 과학적 논란은 제쳐두고라도 그런 시위가 일어나게 만든 이면에는 단순히 광우병 논란만 있었던 게 아니었는데 무조건적으로 광우병 논란에 의해서 촉발된 것으로만 몰아가는 것처럼 말이죠.
어쨌든 저로선 이 사건이 한 외국인 가수에 대한 억울한 누명씌우기라기 보다는 자초한 면, 혹은 스스로 의도한 면이 더 많아 보이는 게 그리 이상하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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