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퇴근해서 운전하며 오는데
청담동 진흥아파트 위쪽 골목에서 영동대교 쪽으로 가기 위해
좌회전을 하는 순간
대각선 우측으로 보이는 포스 넘치는 차가 담벼락에 세워져 있더군요.
바로 '포르셰 파나메라'
운전자가 안에 보이는 것을 보니 잠시 정차 중 같았습니다.
와우, 흰색 외관에 창문 너머로 보이는 연갈색 가죽 시트만 봐도 탄성이 나왔습니다.
언덕 아래로 좌회전하며
그 차를 감상하며 정말 조심스레 스치듯 숨을 죽이며 지나가는데
갑자기 좁을 내리막길 도로에서
제 좌측을 파고드는 검은 차가 보이더군요.
속으로
"이건 뭐야!"
이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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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거덩,
제 좌측 옆구리를 집요하게 파고든 차는
검은색 '마세라티'...
처음엔 슥 지나쳐서 몰랐는데
스치면서 C필러를 보니 웬 삼지창이
그리고 확인사살은 트렁크에 선명한 흘림체의 마세라티 로고...
그 기분 아세요?
경사 좀 있는 좁은 골목에서
흰색 파나메라는 우측에
검은색 마세라티는 좌측에
몇 cm 두고 지나가는 그 기가막힌 심정을요.
정말 제 본성이 의심스러워질 정도로
사람이 경건해지면서 착해지고
그리고 조심스러워지더군요.
잠시 두 차를 스치면서 오만가지 생각도 들었고요.
아무튼, 무사히 빠져나와
영동대교 쪽으로 나왔습니다.
집에도 잘 왔고요.
작년인가 도로에서 앞뒤로 마이바흐와 벤틀리 사이에 끼인 후로
가장 살벌한 순간이었습니다...
에효...
P.S. 저의 점 세 개는 이런 저 자신이 불쌍하고 한스럽다는 의미와
오늘도 집에 살아 돌아왔다는 무사의 한숨이 들어 있는
매우 인간적인 점 세 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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