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전원부가 리니어로 바뀌었는데, 원래 TDK 람다 전원(HWS-150/24)에 모드컴의 200W급 DC2DC 보드를 사용하다가 HD-PLEX의 100W급 리니어 전원과 160W급 DC2DC로 교체했습니다.
19V, 12V 출력이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합쳐서 100W까지 가능합니다. R코어 트랜스와 ELNA의 콘덴서가 사용되었습니다. 번들로 제공되는 DC 케이블은 조금 미덥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교체했습니다.
사실 특별히 문제가 있는건 아니었지만 혹시 전체 품질을 깎아먹는 병목이 되지 않을까 염려되어 네오텍의 UPOCC 배선재(연심)로 교체해줬습니다. 굵기는 AWG18이고 커넥터는 GX16 2핀 타입이 사용되었습니다. 물론 자작한 것이고요.
사실 PC 전원으로 연결하는 DC 케이블이 음질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되진 않지만... 어차피 오디오는 취미의 영역이므로 개의치 않고 작업했습니다. 작업 후 느낀 변화는 대체적으로 배경이 살짝 정숙해지고 곡에 따라서 힘이 붙는 부분이 일부 감지된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플라시보 효과가 아닌가 싶긴 합니다.
DC케이블을 애써 바꿨다 해도 PC 내부에서 DC2DC로 연결되는 전원은 일반 막선이기에 여기도 함께 교체해줬습니다. DC2DC에서 메인보드에 공급되는 CPU 전원 케이블도 역시 교체해 줬고요. 다만 이쪽은 연심선이 아니고 단심선으로 교체했는데.. 둘 간의 차이는 잘 모르겠네요. ^^;
기왕 하는 김에 공제로 자작한 DAC(1794D)의 내부 밸런스 배선재도 동일한 선으로 교체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중앙의 적색 선 4가닥이 네오텍 UPOCC 선입니다. 기존의 카나레 동선보다 스피디하고 일사불란한 느낌이 드는데 제 상식(?)으로는 내부 15cm 정도되는 케이블 바꿨다고 소리가 변한다는 것도 좀 그래서 이것 역시 플라시보려니.. 합니다.
두번째 작업은 디스플레이의 디자인 변경입니다. 음질과는 상관없는.. ^^
기존보다 톤다운을 해서 푸른색의 단색 계열로 재디자인했습니다.
화려한 맛은 덜하지만 조금 차분하고 고급스런 분위기로 바꿨습니다. 재생시의 정보도 시인성이 좋아졌습니다.
또 하나는 1794D의 로고 백라이트를 기성품 LED 모듈로 바꾸고 커넥터를 달아서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전에는 고휘도 확산형 LED를 사서 직접 저항과 함께 백라이트를 구성했는데요. 저항값 계산이 잘못되었는지 몇달 쓰니까 광량이 죽더군요. 전압이 생각보다 과하게 걸린거 같습니다. 계산상으론 맞다고 생각했는데.. 암튼 3~4백원 정도로 값이 싸면서 밝기도 매우 밝은 반면 소비전력은 1W(약 0.7W)미만으로 확산성이 좋아서 백라이트로 쓰기에 좋지요.
기왕 하는 김에 적색, 청색, 백색 3가지로 만들어 두고 가끔가다 기분 전환 삼아 바꿀 생각입니다. ^^
붉은 색은 마크레빈슨 같은 분위기인데, 다른 LED 표시등이 푸른색이라 잘 안어울립니다. 만일 하려면 PC의 디스플레이와 함께 모두 적색 계열로 교체하는게 좋을 듯 하네요. 오디오에서도 깔맞춤은 중요하죠. ^^
푸른 색은 색조면에서 잘 어울리는데 밝기가 좀 약한 편이네요.
아무래도 제일 무난한 건 백색이네요. 밝기도 밝고 청색 LED와도 잘 어울립니다.
또다른 작업은 케이스 발(feet)의 변경입니다. 기존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방열 문제 때문에 기기 간에 간격이 조금 넓어야 할 필요가 있어서 기존보다 대형으로 교체했습니다. 역시 알리에서 구입했고 만듦새는 좋은 편입니다.
수백만원짜리 프리, 앰프에 사용되는 발도 플라스틱 재질에 메탈 도장만 한 경우가 흔한데, 비교적 싼 가격에 꽤 듬직하게 통절삭으로 만들어져 마음에 듭니다. 이전에 아주 만족하게 사용했던 오리젠의 S8 케이스에 제공된 발도 통절삭이 아니라 플라스틱 재질에 메탈 도장만 했더군요. 하긴 오리젠도 중국에서 만들어서 가져오는 것이라..
마지막으로, 재밌는 실험을 하고 있는데.. 기기 받침의 댐핑재로서 복제용 실리콘을 테스트해보고 있습니다. 복제용 실리콘은 일반인 입장에서는 거의 접할 경우가 없는 재료인데, 말 그대로 조형물을 복제할 때 사용하는 실리콘입니다. 주재와 경화제를 섞어서 쓰게 되어 있고 인체에 무해합니다. 특징은 굉장히 탄성이 높고 신율이 높으면서 원형 복원력이 강합니다. (이게 안되면 복잡한 조형물을 복제할 때 탈형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액체 상태에서 경화시키는 것이므로 모양은 만들기 나름인데, 저는 예전에 사용했던 재료들을 적당히 잘라서 썼습니다.
실제로 꾹 눌러보면 놀라울 정도로 탄성이 강한데 원형 복원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미세한 진동 감쇄에 꽤 큰 역할을 하고요. 저는 프리(어비스), DAC, PC에 받쳐서 테스트를 했고 최종적으로는 프리, PC에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저같은 경우 예상과는 달리 진동계가 있는 PC보다 프리에 받칠 때 더 효과를 받는데, 음이 뭉개지지 않으면서 살짝 매끄럽게 부드러워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약간 날이 선 시스템이나 소란스러움을 잡을 때 효과가 있을 거 같네요. 다만 이런 류의 액세서리들이 늘 그렇듯 모두 케바케라서 다른 상황에선 효과가 있을지, 오히려 해악이 될지 모르겠네요. 저같은 경우는 긍정적인 효과를 봤습니다. 다만 DAC에서는 좀 일장일단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빼버렸습니다. 매우 탱탱하긴 하지만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실리콘 재질(실리콘 밥주걱 등 ^^)에 비하면 좀 약한 편이라 무거운 파워앰프에는 좀 무리일 듯 싶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