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어떤 일이나 상황을 겪을 때 잠시 고민했다가 지나치는 생각이 있습니다.
아래 기내 담요를 가져가는 것에 대한 반응을 보니 이게 또 생각나더군요.
몇년전에 '시계태엽 오렌지'란 영화를 보게되었는데 영화의 주제가 만만치는 않지요.
대충 뭐 인간의 본성을 시스템(국가 권력이나 법같은)으로 제어하는게 정당한가, 어느 것이 중요한가 이정도로만 받아들여도 괜찮다고 봤습니다.
이 영화가 1971년 작품인데 아마 그 당시에 한국에서 개봉했다면 100이면 95이상 주인공 알렉스에 대한 욕으로 일관된 평가가 나왔을 것 같습니다만
30~40년이 흐른 요즈음 사람들의 생각은 많이 달라진 것 같더군요.
이 영화를 봤던 몇년전에 수십개의 블로그와 싸이트의 감상문을 검색해봤는데 최소 50% 이상이 알렉스에 대한 연민이나 자유에 손을 더 들어주더군요.
알렉스에게 'cool'하다는 단어를 붙인 사람도.. 물론 알렉스 개쓰레기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감상쓸게 없어서 글쓰는 빈도가 적었을 수도 있겠지만요.
그리고 2007년에 한국판 하얀거탑이 방송되었는데요. 저도 잘 봤습니다. 잘 만들었죠.
근데 하얀거탑갤에서 올라오는 글들과 블로그들을 좀 보고 있자니 생각보다 사람들의 반응이 저와는 너무나 다르더군요.
제가 봤던 김명민 역의 장준혁이라는 인물은 현 국회의원들과 딱 매치가 되는 쓰레기 중의 쓰레기 역할이었는데 의외로 장준혁보다는 송선미, 최도영이 욕을 더 먹습니다.
최도영은 이선균이라는 정말 멋진 배우때문에라도 욕을 좀 덜 먹는데 아마 장근석같은 부류의 배우가 했다면 개욕을 먹었을 겁니다.
특히 송선미 역은 가장 많은 욕을 먹었는데 사실 이 송선미 역할이 현실에서는 가장 사회에 필요한 사람들이라는게 참..
사람들은 출세를 위해 장준혁과 그 패거리들이 저질렀던 각종 뒷거래, 협박, 살인미수 같은 것들에는 별 관심이 없더군요.
장준혁에 대한 평가 몇줄을 인용하면,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마지막까지 자존심을 잃지 않는 그를 아무도 비난할 수 없다' '어려운 어린 시절을 노력으로 이겨낸..' 뭐 이런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처음에 기내 담요를 언급했는데요.
대부분 기내 담요를 그냥 가져가도 괜찮다고 하시네요. 저는 그게 도저히 이해가 안되거든요. 분명히 절도인데.. 당연히 가져간다고 생각하기때문에 그게 요금에 포함되었을거라는 의견은 정말 제 머리로는 너무 이해할 수가 없고..
모르겠습니다. 제 머리가 보수적으로 변해가는것인지 아니면 철없고 아직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인지.. 정말 장준혁에 대한 찬양은 죽을때까지 이해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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