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가을을 노래하기 이르지만,
곧 바람에 나뭇잎 물기가 빠져,메말라 가고,
밤 풀벌레 소리가 적막에 도드라지면
구멍난 삶의 의미가
하나씩 둘씩 떨어질겁니다.
그때서야,
우리는 가을을 노래하고
푸석한 달빛과 별빛에 밤길을 재촉하여
쓸쓸함을 달래려 밤 마실을 나섭니다.
계절의 흐름은 어김이 없지만
우리 인간의 삶과 죽음은 기약이 없군요.
더 눈이 침침해지기 전에
더 많이 보고
가슴이 더 메말라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인생의 단맛을 맛보고 싶어요.
조금이라도 더 온기를 느끼고 싶습니다.
아직은 이르지만
곧 선선한 바람이 불고
스산한 계절이 깊어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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