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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단상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0-09-15 12:44:34
추천수 0
조회수   601

제목

가을단상

글쓴이

한현수 [가입일자 : 2008-05-23]
내용
고딩 때였나 봅니다. 20년이 넘어가요..

조그만 도회지라서 시내 군데 군데에 전파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 때는 요즘처럼 가전 a/s 체계가 안되어 있어서 전파사 차릴만큼의

기술이나 재주가 있으면 돈을 꽤나 잘 벌었나 봅니다.

이 동리 저 동리 돌아다니며 그 전파사 순례를 다녔습니다.



하루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일주일 용돈을 털어 리시버 한 대를 샀습니다.

우드타입이었는데, 허름해도 소리는 잘 났습니다.

자취방으로 낑낑 들고와서 인클로저 없는 풀레인지 스피커 두 알을

손 닿을 만치 벽면에 하나 못을 박아 고정하고 하나는 책상머리에 올려 놓았습니다.

깜냥에 서라운드 감청을 듣고자 했나 봅니다.



치직 치직 fm주파수가 잡혔습니다. 로컬 방송이었는데 어느 여가수의

정말 청아한 목소리가 심금을 울렸습니다. 히피가수 존바에즈의 '솔밭사이로

강물은 흐르고'였습니다. 그 소리가 그렇게 좋았습니다.

아직도 그 소리의 감정을 여느 오디오기기에서도 들어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나서 팝송이 저렇게 좋구나 하고 빌보드 팝송에 흠뻑 빠져 중앙일보에서 나왔던

음악세계, 동아일보에서 나왔던 음악동아 잡지를 두루 두루 섭렵했었습니다.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고 mp3 다운받기가 유행일 적에

그 팝송들을 오디오갤럭시나 냅스터에서 하나 하나 추억을 생각하며

어렵게 어렵게 한 곡 한 곡 다운받았을 적도 그 희열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최고급 호텔 라운지에서 피아노치는 분을 잠깐 사귄 적이 있는데,

'시인과 나' '지나간 여름날의 왈츠' 를 리퀘스트하여 바로 목전에서

콘트라베이스. 바이올린. 그리고 피아노의 앙상블 연주를 대접받고

황홀경에 빠져 들어서 기립박수를 쳐 주었던 추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하던 때를 거쳐온 누구나의 이야기일 것입니다.



요즘엔 클래식, 국악이 귀에 듭니다.

tv는 담을 쌓았습니다. 오디오가 좋습니다.

차안에 디엠비달고 네비달고 기계에 하릴없이 종속되어 버리는 것이 싫습니다.



흰구름 떠 흐르는 가을하늘이 아름답습니다.

어릴 적 어릴 적에 시골집의 논일을 하다가 지쳐서 잠시 볏단에 누워

하염없이 올려다보던 그 흰구름입니다.



어느 흰구름 뭉실 뭉실 감도는 날에

어디 강원도 길이나 서해안 길로 좋은 음악소리 들으며 시원하게 드라이브나

다녀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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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egkim@dreamwiz.com 2010-09-15 13:23:32
답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br />
나이가 먹어가면서 여유를 찾게 되는데조금씩 제게서 멀어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br />
<br />
행복한 가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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