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비오면 쉬는 직업인데 수요일까지 비온다는 소식에
그동안 벼르고 벼르던 정관수술을 감행했습니다.
집근처에 비뇨기과가 있어 바로 예약하고 병원으로 go..(지옥 체험하는 줄도 모르고)
의사의 간단한 설명과 함께 긴장되는 마음을 억누르고 수술실로 갔습니다.
두번정도 땡기는 아픔이 있다는데 전에 자게에 올라온 글보니 그리 큰고통은 아닌것
같아 그정도야 뭐 하면서 아랫도리 내놓고 수술대에 누웠죠..
문득 중학교때 포경수술하던게 생각나더군요..ㅋㅋ
쫌만 참으면 씨없는 수박이 된다는 생각에 기쁨반 슬픔반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의사가 자꾸 고개를 기우뚱하면서 자꾸 제 고환주머니를 열심히 만지작거리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다 자리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자리를 바꾸더니 일단 오른쪽부터 먼저 한다며
아플거라는 경고뒤 뭔가를 땡기는데 으악~~ 정말 아프더군요..길~~게 말입니다.
식은땀까지 나더군요..잠시후 고통이 좀 가라앉자 이제 끝났겠지 했는데
사실 지옥체험은 지금부터 입니다.
다시 왼쪽으로 간 의사가 열심히 고환을 만지다가 땡기다가 이상하다는 신음소리도 내
고 하더니 결국 저에게 물어보더군요.
예전에 고환관련 수술을 한적이 있냐고..
아차!!!!!!!!
사실 제가 6살인가 7살쯤에 고환한쪽이 주머니를 벗어나 위쪽으로 올라가있어
대학병원에서 끌어내리는 수술을 한적이 있었는데 그 기억이 갑자기 뇌리를 치더군요.
워낙 어릴때 기억이라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의사의 질문에 아차 싶더군요.
그래서 그때일을 얘기해 줬더니 의사가 그제서야 고개를 끄떡이며 한쪽 고환이 살짝
올라가 있는데다 정관을 아무리 해도 못찾겠다는 겁니다.
눈앞이 깜깜해지고 정신이 아득해 지더군요..
그럼 한쪽은 이미 잘랐는데 한쪽은 못찾으면 수술실패란 말인가??
이런 젠장..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ㅜㅜ
그나마 다행인건 의사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찾아보겠다고 하더군요.
열심히 정관 찾는동안 저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극도의 고통을 참아야만
했습니다.제가 만약 일제시대 독립군이었다면 이정도 고문이면 모조리 다 불었을 겁니다.
수술시작한지 40분쯤 흘렀을때 간호사를 부르더군요.
간호사와 협공 시작한지 10분뒤 의사의 "찾았다"라는 아주 작은 외침!!
아......이제야 끝났구나....
거의 1시간가량 수술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의사도 굉장히 힘든 수술이었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더군요.
3개월뒤에 정액 받아 오랍니다.
그때 정자가 발견되면 대수술해야 된다네요.헉~~
혹시나 와이프의 원치않은 임신으로 받을 고통을 대신해 결심한 수술이었는데
이런 지옥체험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지금 편안하게 컴퓨터앞에 앉아 글 올리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네요.
글이 쓰다보니 쓸데없이 길어졌네요..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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