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우리동네에 슈퍼가 하나 생겼습니다.
24시간 영업합니다.
어느날 밤늦게 맥주 둬병에 안주 하나 사서 계산하려는데
종업원과 함께있던 사장이 종업원한테 이러더군요
'이러면 객단가가 떨어지는 거야...'
제가 객단가라는 단어의 뜻도 못알아먹게 무식해 뵌게 죄입니다.
그러고 몇해가 지나 낮에 뭘 사러 갔다가
그집 사장님 부인 되시는 분께 뭐 간단한걸 여쭸는데
제가 잘 못들었습니다. 그래서 '뭐라구요?' 되물었더니
내리 깐 눈으로 절 내려다보면서 '뭐.뭐.라.구.요.'라고 또박또박 끊어 말하더군요
간단한거조차 잘 못알아 먹은 제 귀가 죄입니다.
어제 아들넘하고 늦은 저녁 먹고 그 집에서 복숭아 한상자 사왔습니다.
냉장고에 넣어놨었는데 오늘 저녁먹고 그 복숭아 생각나서
하나 가져와보라고 시켰더니 아들넘이 '복숭아가 전부 이상해!' 그러더군요
왜 그런가 봤더니 복숭아를 상자속에 깔아놨던 아랫부분이 전부 짓물러서
성한게 별로 없습니다.
가져가서 돈으로 바꿔왔습니다.
되도록 조용히 처리할려고 했으나
'어제 가져 오셨던가, 씻지 말고 가져 오셨어야지'라는 그 사장 부인의 말에
(1/3 정도는 씻어 놨더라구요) 소리 쪼금 질렀습니다.
제가 원래 이런놈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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