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방 배치를 바꾸면서 책장 위에 올려놓은 물건을 내리다가 그옆의
천정 높이에 있던, 좀 떡대가 되는 북쉘프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양 손에는 이미 물건들(카메라+기타...)이 있었기에 그냥 물건을 놓을 수 없었고,
놓고 받을 시간도 안되었습니다.
잠시 0.001초 정도 생각하다가 결정했습니다.
'단단한 머리 뒀다가 뭐하냐, 머리로 받자, 이럴때 쓰라고 있는 것이야!'
긴 시간 떨어지면 속도가 더 붙을 것이고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은 더 커질 것이므로,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제가 스피커 아래쪽에 머리를 최대한 접근시켰습니다.
'뽜작!'
예상과 달리, 제몸의 반응속도 및 낙하 시간 측정 오류로 인해, 당시의 상황은
떨어지는 스피커를 돌머리로 강력하게 해딩한 꼴이 되었습니다.
정말 눈에 LED 후레쉬를 비춘 듯이 뭔가 번쩍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도
스피커의 무게중심을 제대로 받아서 스피커는 책장과 제 머리사이에서 멈췄습니다.
손에 있던 것을 살살 떨구고 스피커를 양손으로 잡는데 좀 어질하면서 멍해지더군요.
그리고 최근 허리 디스크가 생긴 요추 4,5번, 그리고 새롭게 경추 4번 정도에서
강한 통증이...
상태가 안좋아 WIFE를 불러 머리가 어찌되었는지 좀 봐달라 했더니 깜짝 놀라며,
어찌된 일이냐고, 피가 맺혔다고, 터질 것 같다고... 상황을 이야기하니
가벼운 뇌진탕일 수 있다며 병원에 가보자고...
그때문인지, 벌써 며칠 지났는데, 이상하게 그 사이 눈에 안통이 좀 있습니다.
목과 허리는 좀 더 아프고... 정수리에는 혹이 볼록합니다 ^^;
조금 불안한데, 며칠 더 버텨봐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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