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싸다에도 잔차질 하시는분 많으시죠?
국내 잔차대회중에서 제일 크다는 대관령 국제힐클라임 대회에 처음 출전했습니다.
국제라는 말이 무색하게, 적어도 제눈에는 외국인들이 안보였습니다.
전체코스 32km, 순수 오르막길은 18km 정도입니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시내
퍼레이드 구간을 넣었는데 심장이 퍼레지는 줄 알았습니다. 안전을 위한다고
차선에 꼬깔콘을 놓았는데, 잔차대회란 원래 얌전하게 시작하는가 싶다가
어느새 치열한 레이스로 돌변하죠. 여기저기서 '워워' '퍽' '으악' 생존레이스를
펼칩니다. 시민들의 볼거리 제공을 위한 주최측의 세심한 배려였습니다.
본격적인 업힐구간! 벌떼로 시작한 1500명의 선수그룹이 가늘고 긴 인간띠로 바뀝니다.
갑자기 사방이 조용해지고, 적막가운데 헉헉 숨소리만이 대관령 옛 구비길을 수놓습니다.
순위에 욕심을 버린지라, 저는 심박계에 의존해서 계속 심박을 체크합니다.
어느새 심박수 185.... (제 나이대 최대심박수는 보통181) .. 더 올리면 속도는 올라
가겠지만 완주가 힘들다고 판단했습니다. 컨디션이 메롱인가봅니다. 원래 이런 정도
의 경사는 170 대에서 올라줘야 하는데... T.T
허용할 수 있는 마지노선 185 심박에 맞추어 꾸준한 페이스로 올라갑니다.
정말 정말 길고 긴 업힐입니다. 뭐든 초행길은 길고 험하게 느껴진다죠.
어느덧 안개가 점점 짙어지고 서늘해지는게 정상이 가까운듯합니다.
마지막 피니쉬는, 멋진 댄싱과 급가속을 하려했는데 오른쪽 종아리에 경련의 조짐이
보여 그만 둡니다. 두리번 두리번 설렁설렁 결승점을 통과합니다.
기록은 한 시간 아주 조금 넘긴 기록..(대회 1위는 40분)
만족할 순 없지만 대관령을 자전거로 올랐다는 뿌듯함이 앞섭니다.
심박을 체크하며 무리하지 않고 올랐기에.. 라이딩후 바로 회복이 되어 운전대잡고
3시간 차를 몰고 돌아오는 길이 전혀 피곤하거나 힘들지 않았습니다.
내년에 같은 대회 출전해 기록을 비교하면 매우 재미있을듯 합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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