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즐겨찾기추가
로그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밀번호찾기 | 장바구니 모바일모드
홈으로 와싸다닷컴 일반 상세보기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소유에 파묻혀 사는 현대인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0-08-27 03:09:53
추천수 0
조회수   1,088

제목

소유에 파묻혀 사는 현대인들

글쓴이

윤석준 [가입일자 : 2001-02-12]
내용
늦은 시간이네요...

공부하다가 잠깐 쉬면서 한 줄 적어봅니다.



소유의 욕구는 어디에서 오는가? 라는 점을 잠깐 생각해 보았습니다.

결론은....소유의 욕구는 소유함에서 온다....입니다.







쉽게 생각해 볼까요?

빵을 집에서 만들어 먹고 싶습니다.

그러면....오븐이 있어야겠죠?

오븐을 삽니다. 물론, 오븐을 사겠다.....라고 마음을 먹는 순간 수십가지의 번뇌가 함께 따라옵니다. 어느 회사 제품이 좋은가? AS는 잘 되는가? 가격대비를 어느정도까지 생각해야 할까? 사용기를 읽어봐야지? 배송이 지연되지는 않나? 공신력있는 메이커인가? 좋은 오븐 소개해 줄 수 있는 동호회를 가입할까? 등등.......오븐을 사야겠다....는 마음을 먹지만 않았으면 전혀 없었을 번뇌가 순식간에 수십가지가 생기게 됩니다.



오븐을 샀습니다.

오븐만으로 빵이 구워지나요?

빵틀을 검색하기 시작합니다. 위의 예와 같은 번뇌를 다시 한 번 되풀이 합니다.



빵틀을 샀습니다.

믹스가 있어야겠죠? 마트를 갑니다.

마트에는 수십 가지 빵들의 믹스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깨찰빵을 먹을까? 파운드케ㅤㅇㅣㅋ을 해 먹을까? 머핀이 좋을까? 아님 아이들도 있는데 쿠키를 구울까?







우리 일상의 한 단면입니다.



저는 예전에 '심즈'라는 게임을 하면서 인생살이가 참 허무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게임에 요약된 내용이 딱 우리네 인생이더군요



1) 집에서 하는 일이란, 허기지수가 올라가면 밥을 먹고, 피로지수가 쌓이면 잠을 자고, 더러움 지수가 올라가면 목욕을 하고, 배변지수가 올라가면 변을 본다.

2) 낮시간에는 직장을 간다

3) 직장에서 번 돈으로 집 안의 가전제품을 바꾼다.

4) 더 돈을 벌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 집을 확장한다.



이게 인생이더란 말이죠.





소유란게 덧없습니다.

사실 그냥 빵가게 가서 빵을 하나 사오면

앞의 모든 번뇌는 필요없는 일인데,

욕망을 하나 가졌기 때문에(집에서 빵을 만들어 볼까?) 수백가지의 번뇌가 사은품 셋트로 딸려 옵니다.

이건 그냥 단순한 하나의 예일 뿐입니다.



TV를 보지 않으면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데, TV 하나를 들여놓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많은 소유의 문제들 (홈쇼핑을 보면서 무얼살까 고민하는 중독도 있지만, 사실 TV가 없었다면 하지 않아도 될 고민이죠), 소유의 문제 뿐 아니라, TV가 없었으면 자연스레 해결되었을 가족 성원간 소통부재의 문제들, 아이들에게 좋은 미래를 주기 위해 아이들을 지옥에 빠뜨리고 있는 부모의 문제들, 편리함을 위해 사용하는 컴퓨터와 인터넷에 인생이 잠식당해 있거나, 편리함....이라는 미명 하에 오히려 수많은 것을 잃어버리거나 물질문명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는 현상들.....



대다수의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







문제를 단순화시켜서 생각하면,

절간에 들어가서 살거나, 산속에서 집 지어놓고 가족들이랑 산다면, 전혀 없었어도 될 문제들을 우리는 달고 삽니다.



이유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편리함' 혹은 다른 어떤 '소유'를 얻기 위해서 우리가 희생한 것들이죠.

산업사회가 편리함을 위해 자연을 잃어버리는 것 처럼, 편리한 전자통신, 휴대폰 문화가 실제 사람간의 따뜻한 만남을 대치해 버리는 것 처럼, 높디높은 아파트 빌딩 숲의 살기 편한 주거환경이 바로 앞집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게 만들어 버린 것 처럼.....



현대인은 사실 '편리함'이나 '소유' 때문에

다른 모든 가치를 내버린 쪽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허위허위 살아가는 겁니다.

허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길 수 없는 욕망을 따라서

거기 매여서 죽을 때까지 가는거죠.









확언할 수 있는 사실은,

제가 어렸을 시절에 논둑을 뛰어다니고, 동네 골목을 누비고 다니면서,

친구들이랑 뛰어놀 수 있었던 이유는

'컴퓨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장 제 아들녀석부터, 밖에 나가 뛰어노는 것 따위보다는

집에서 게임하는 걸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아빠가 가졌던 그 정서적 풍성함을

이 아이가 가질 수 있을까요?



핸드폰을 사용하고서부터 예전에 그리 많이 외웠던 전화번호를 단 한개도 외지를 못하겠습니다.

네비게이션을 사용하고서부터 예전에 잘 찾아갔던 길조차도 네비가 없으면 찾아갈 수가 없습니다.



소유에 파묻혀 사는 현대인들은 어쩌면

진보가 아니라,

퇴보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이 늦은 밤에 잠깐



생각해 봅니다.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김태훈 2010-08-27 05:16:36
답글

풀벌레 소리<br />
나뭇잎들이 춤추는 소리<br />
밤이 낮으로 바뀌는 소리<br />
<br />

이승태 2010-08-27 07:16:09
답글

재미있게 읽으면서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어서...<br />
<br />
카탈로그를 열심히 들여다 보던 미국의 어느 농부가 최신형 트랙터를 하나 들이겠다고 말하자 아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트랙터만 해도 충분한데 왜 쓸데없이 트랙터를 하나 더 사려 하냐고 바가지를 긁었습니다. 농부 왈, <br />
<br />
"나는 어디다 써먹을려고 당신과 결혼한 것이 아니야. 그냥 당신이 갖고 싶어단 말야!"<br />
<br />
당근 이 농부님은

윤양진 2010-08-27 08:55:42
답글

가져도 좋고 안가져도 좋고......<br />
일부러 무소유를 하는것도 고역이겠지요.<br />
<br />
적당히란 말이 참 어려운 말이죠.

01000ok@gmail.com 2010-08-27 09:07:00
답글

좋은 글이네요~<br />
가끔이라도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건데~

황기언 2010-08-27 09:39:12
답글

와싸다에, '까는' 얘기보다는 이런 소탈한 삶의 소회가 많이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물이 물욕을 이끈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평생먹고쓰고 주체할수 없는 돈을 쌓아놓고( 그만하면 충분한데) 여전히 물욕에 갖혀사는 것 보니 좀더 근본적인 원인이 있지 않을까요? 그런 부분은 종교가 더 잘 설명해준다고 생각합니다.

한은경 2010-08-27 09:49:40
답글

석준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gg5728@naver.com 2010-08-27 09:58:38
답글

화택의 비유가 생각나는 글입니다. 고맙습니다.

이경렬 2010-08-27 10:55:13
답글

일부러 무소유를 한다는 것은 불교의 가르침이 아닐것입니다. 일부러라는 말 자체가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인데 불교에서는 의도(지향적 의식)에 대해서 부정적입니다. <br />
<br />
중생들이 모여 사는 사바세계에서 피안으로 가기 위한 수행을 위한 과정으로 소유나 집착에 대한 욕망을 버리는 훈련이 필요하지는 모르나 갖기 싫어도 소유해야 하는 것이 있고 갖고 싶어도 소유할 수 없는 것 모두가 연기인 것입니다. <br />
<br />

kiddr@korea.com 2010-08-27 11:01:11
답글

좋은 글입니다. 고맙습니다.

sutra76@hanmail.net 2010-08-27 12:38:04
답글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

김동철 2010-08-27 13:32:42
답글

태어나는 순간 부터 엄마 젓을 먹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고 더 크면 뭔가 배불리 먹을 것을 찾고...<br />
더 나이가 들면 뭔가 필요한 것을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br />
그런게 인생인데...<br />
그냥 그런게 다 덧없다 하심은...<br />
인생의 목표가 무덤이라는 말과 다를바 없다고 봅니다.<br />
그냥 태어나지 않는것이 제일 좋았다라는 말이나 진배없네요.

이정태 2010-08-27 13:59:56
답글

글 잘 보았습니다.. <br />
그런데 빵은 예가 좀 잘못되지 않았나 싶어요. 빵을 밥으로 바꿔 보면 아실거구요. <br />
(와이프가 햇반을 너무 좋아해서 종종 싸웁니다,,,, -.-;;;) <br />
<br />
제가 스타트랙을 좋아하는데 시리즈 중간중간 고도의 문명 사회에서 욕심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 <br />
작은 공동체를 이루면서 사는 사람들이 종종 나오는 걸 보면 뜻을 함께 할 사람들이 있다면 <br />
정말

  • 광고문의 결제관련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