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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에게 떡볶이를 사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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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4 22:5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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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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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에게 떡볶이를 사주다...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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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가입일자 : 2001-12-12]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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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퇴근하면서 집사람과 통화를 했는데 아이와 함께 오리 구이를 먹으러 가자더군요.
아들 녀석 친구 생일인데 그 집에서 한턱낸다고 했답니다.
오늘 더위에 지치고 요즘 막일(?)을 하고 있는지라 도저히 그런 음식이 당기지 않아
집사람에게 그냥 둘이서 가라고 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덥고 지쳤지만 간사하게도 배는 고파왔습니다.
그냥 집 앞에 있는 떡볶이집으로 향했습니다.
떡볶이, 튀김 그리고 김밥을 시켰죠.
열심히 먹고 있는데
웬 여학생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오더군요.
이윽고 자리에 앉아 떡볶이와 순대를 먹으며 떠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여학생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크더군요.
정말 귀청이 떨어진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크고 카랑카랑한 목소리
그리고 지나치게 활발한 톤...
도무지 음식이 제대로 입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참을 수 없어 그쪽 테이블의 그 학생을 향해 말을 했습니다.
"학생, 목소리가 너무 커서 귀가 아파. 놀래서 떡볶이 흘릴 뻔 했어. 조금만 목소리를 줄이면 어떨까?"
단호한 목소리였지만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그러자 제 말을 들은 그 여학생이
"죄송해요. 제가 원래 목소리가 커요. 지금도 작게 한 건데... 잘 안되네요."
이러는데 저를 보고 웃으면서 대답하더군요.
옆에 같이 앉은 친구들(4~5명)도 웃으면서 저에게 죄송하다고 하더군요.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어른 말을 잘 듣는 아이들을 보니 그랬죠.
그리고서 정말 그 목소리 큰 여학생을 비롯한 학생들이 조심하며 조용히 이야기하더군요.
아니 목소리를 줄이려 노력(?)하더군요.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음식을 다 먹고
나가며 그 테이블의 여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너희들 몇 학년이니?"
"고 1이요."
중학생 인줄 알았는데...
이윽고 제가 말을 더 꺼냈습니다.
"너희들 어른 말을 귀담아듣는 학생들이라 고마워서 이 아저씨가 떡볶이 살게. 그럼 아저씨 간다."
그러면서 뒤돌아서며
가게 아주머니께 이 학생들 것은 얼마냐고 묻는데
아까 목소리 큰 여학생이 다급한 목소리로 저를 부르더군요.
"아저씨, 아까 저희 계산했는데요..."
......
"그랬니?"
허무하면서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가게를 나왔습니다.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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