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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그대의 선장이니, 출범하라 방주여!
지옥이 진홍색의 분노를
산 자와 죽은 자 위에 쏟아 붓고,
대지를 녹은 납으로 변화시키고,
하늘에서 모든 지표를 쓸어버린다 해도,
신이 그대의 선장이니, 출범하라 방주여!
사랑이 그대의 나침반이니, 나아가라 방주여!
동으로 서로, 남으로 북으로.. 서로 나아가면서,
간직해 온 보배를 모두 나눠 가지라,
날뛰는 바람이.. 절정에서 그대를 감쌀 때,
어둠 속에서 항해하는 자를.. 인도하는 한줄기 빛,
사랑이 그대의 나침반이니, 나아가라 방주여!
신심이 그대의 닻이니, 정박하라 방주여!
우렛소리 울리고, 번갯불이 번뜩여서
산들이 흔들려 무너질지라도,
사랑의 마음이 약해져
성스러운 불꽃을 망각할지라도,
信 心 이 그대의 닻이니, 정박하라 방주여!
스승은 노래를 마치고,
사랑에 흠뻑 취해 자신을 잊어버린 어머니가 어린아이를 가슴에 껴안듯이
하프를 껴안았다, 하프의 현은 더 이상 울리지 않았는데도
‘신이 그대의 선장이니, 출범하라 방주여!’라는 울림이 그치지 않았다.
스승의 입술은 굳게닫혔지만,
그 소리는 독수리 둥지 전체를 잠시 울리다가
파도가 되어 가파른 산마루 근처까지 퍼져 나갔다,
그 소리는 아래쪽 언덕이나 골짜기까지,
멀리서 넘실대는 바다까지,
그리고 머리 위의 푸른 하늘로까지 퍼져 나갔다.
그 소리 속에는 소나기 같은 별들과 무지개가 있었다,
그 소리에는 속삭이는 바람과 노래에 취한 나이팅게일,
떨림과 미풍이 함께 있었다,
그 소리에는 이슬을 머금은 부드러운 안개에 둘러싸인 물결치는 바다가 있었다,
마치 창조물 전체가 감사로 가득찬 기쁨 속에서
이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밀키 산맥이 알타 봉을 중심으로 갑자기 대지에서 떨어져 나가,
자신의 행로에 확신을 갖고서 장엄하고 당당하게
우주 공간을 표류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고 나서 3일 동안 스승은 누구와도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