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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투망을 하나 갖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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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9 16:24: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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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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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투망을 하나 갖고 있습니다.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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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영 [가입일자 : 2001-05-23]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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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말이죠....좁은 집에 투망이 6개 이상씩 있었습니다.
선친께서 투망(투망질이 아니라 투망 그자체)를 좋아하셔서 그물코 사이즈가
각각 다른 놈들과, 납덩이가 서로 다른 것들 등등 해서 어떨 땐 10개정도
된 거 같았습니다.
왜 우리가 음악감상보다 오디오기기 자체를 좋아하는 머 그런 것과 비슷한 것이죠.
어릴적에, 홍제동과 홍은동에 살았는데 거기서 구파발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솥 안에 부식과 쌀을 넣고 머리에 지고 버스타고 가서 청평에 내려서 택시타고
(아마 당시에 댐이 없었을 거여요) 청평 강가에 가서 어머님은 돌 큰거
세개를 받쳐 아궁이를 만들고, 선친께서는 투망을 하러 나가서 엄청 잡아오곤
했습니다.
그걸로 피래미 튀겨먹고, 매운탕에 수제비 해먹고.....그 사이에
저는 아버님이 주신 물고기 몇마리를 담을 수 있는 웅덩이를 파서
놀곤 했는데, 간혹 어죽 끓인다고 할때 모자르면 그중 큰거 몇마리를
가져가셨습니다. 그때 많이 울었던 거 같기도 하구요....내 물고기 가져간다고...
제가 지나가다가 잘 가라앉지도 않는 쇠사슬로 연결된 투망을 산 이유는
언젠가는 꼭 (불법인지를 알지만) 투망쳐서 물고기 잡아보고 싶어서
집에서 연습하려고 샀는데, 이게 영 펼쳐져서 나가질 않더라구요.
아래위가 딱 붙어서 나갑니다. ㅜㅜ;
어릴 적 본걸로 따지면 몇천번, 아니 몇만번도 더 될텐데...
지금의 '오캠바' 하면서 수납이 힘들다 무겁다 그러는데...
쳥평 강변에서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무쇠솥을 머리에 이고 잠든 저를 업고
십몇리 길을 걸어가는 울 어머님은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아버지는 그때 짐 많이 갖고 온다고 투덜투덜하셨다고 합니다. 누나를 업고...
가족이란 이런 유대감의 산물이지 조기유학보내놓으면 무슨 추억을 쌓겠습니까
돈 버는 기계같은 아빠와 욕인지 아닌지 모르고 영어로 씨부리는 아이들을
만들지 않기 위해 우리집은 내일도 떠납니다. 이번엔 평창 솔섬입니다.
뱀발.
주천강을 알게 된 다음부터 홍천강(모곡 밤벌 응아지 등등)에는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비교가 안되요...물의 맑기, 물고기 숫자, 하늘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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