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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행정안전부에서 60년만에 행정고시등 기존 공무원 채용제도를, 정원의 절반 이상 민간 전문가들로 서류전형과 면접으로만 채용하는 제도로 바꾼다는 발표를 했다.
그러면서, 행정안전부가 내건 명분은 이렇다. 그 동안, 고시로만 고위 공무원을 충원하다 보니, 공직사회 내부에 경쟁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떨어 졌는데, 이 제도가 도입됨으로써 민간 전문가도 공직 수행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어 공직사회에 활력과 전문성을 불어 넣을 것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헛소리다.
각종 직렬과 직류로 세분화되어 있는 현재 고시제도의 성격을 봐도 그렇고, 살인적인 경쟁을 뚫고서 공직에 입문한 관료들도 승진을 위해 자신들끼리 다시 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현실만 단순히 놓고 봐도 그렇다는 얘기다. 또한, 기술고시의 예를 봐도 알 수 있듯, 특별한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요구하는 직무에도 고시출신만큼 고도의 전문성과 학식을 갖춘 인재도 없다.그리고, 현재의 개방형 공직제도로도 얼마든지 외부 전문가를 필요할 때마다 수혈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저런 겉포장 허깨비 명분 속에 감추고 있는 진짜 의도는 단순하고 명백한 것이다.
공정한 실력 경쟁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고위 공무원이 될 수 없는, 자신들 기득권층의 자녀들에게 합법적인 제도를 가장하여 공직으로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길을 터주겠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면접과 서류전형이 우리같은 풍토에서 무얼 의미하겠는가?
쉽게 말해서, 대학입시 때부터 실력 미달로 국내에서 밀려, 돈으로 해외 나가 그저 그런 학위 딴 힘있는 집안 자식들에게는 갈수록 꽃같은 세상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천년을 퇴행하는 이런 현대판 음서제 도입 망동에는 고시제도를 통해 입신출세한 고시관료들의 암묵적 동의도 한 몫하고 있다 봐야 한다. 60년만의 제도 개편이란 싸이클을 주목해 보면, 이제 이들이 기득권화되어 공직의 달콤함을 자기 자식들에게 세세만년 대물림하자는 데 내부적 합의가 공고히 형성됐음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소위 서민의 정부라 공갈쳤던 노무현 정부가 세상에서 가장 공정한 시험이라고 하는 사법시험을 가진 자들의 돈잔치인 로스쿨 제도로 바꾼 것도, 대학입시에서 면접과 서류전형이 당락을 결정할 수 있는 수시제도와 입학사정관 제도를 도입한 것도 그리고 현 정부가 멀쩡한 외무고시 제도를 없애고, 귀족형 외교관스쿨제도를 실시하는 것도 모두 다 동일한 맥락이다.
[출처] 역시 누가 아니랄까봐 그 이름도 찬란한 '노명박 정권'이다 (아름다운 집 행복한 사람들 (아름사)) |작성자 까치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