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버스에서 일어난 우산 사건을 생각하니,
제가 저지른 사건이 문득 기억이 나서 올려 봅니다.
무려 18년이 흐른 오래 전 일인데요,
고딩 시절이었습니다.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부산에 음반때기 사러 간다고
(당시에 고향에선 찾을 수 없는 음반들이 많아서
부산을 자주 왔다 갔다 했더랬죠... 당시 비둘기호 요금이 매우 싸서..)
우산을 들고 나섰는데,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청초하고 아리따운 누나가 하늘하늘한 치마와 나풀나풀한 블라우스를 입고
우산을 쓰고 서있었습니다.
비가 그렇게 오는 와중에도 이쁜 얼굴 좀더 볼라고 힐끗힐끗 쳐다 보았는데
그런 저를 의식 했는지 슬쩍 고개를 돌리더군요.
드디어 버스가 왔습니다.
그 아리따운 누나가 먼저 타고, 저도 바로 뒤따라 타려고
우산을 접으면서 버스에 올랐습니다.
순간!!!
악!!! 누나의 비명소리...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ㅜㅜ
비오는 날 우산 가지고 버스를 타는 경험이 부족했던
자전거 등하교 고딩이었던 저로서는 그런 불상사가 일어날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더군다나 우산을 접는데 정신이 팔려있던 저로서는
그 우산 끝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던 거였죠.
으아.... 이거 정말 난감 그 자체더군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했지만, 그 난감함이란....
누나가 이쁜것 만큼이나 맘씨도 좋은 분이여서
화를 내시지도 않고 좋게 넘어갔지만,
버스 타고 기차역으로 가는 내내 식은땀이 흐르더군요... ㅜㅜ
휴~~
그 날 이후로 비오는 날 버스 탈땐 꼭 우산부터 접고나서
버스 계단에 발을 올립니다. ㅜㅜ
100% 순수 실화 입니다.
아직까지도 그 누나에겐 너무 미안스럽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하고 사는지, 누군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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