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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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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9 09:0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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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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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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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석 [가입일자 : 2004-10-28]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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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이었습니다.
와이프는 아침식사 준비를 하고 있고, 저는 고을이랑 놀고 있었죠.
찻잔에다 1회용 티백을 넣고 물을 붓고 식탁에 두었고...
저는 고을이 감기약을 준비하느라 잠시 고을이를 혼자 두었는데...
2초도 안되어서 고을이의 울음소리와 와이프의 울부짖음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고을이가 식탁위에 있는 컵을 밑에서 손을 뻗어서 엎지른거죠.
우선 급한대로 싱크대 위에서 열을 식히고...
도저히 안되서 욕실에서 샤워기로 아이의 몸을 계속 씻겼습니다.
30초도 안되어서 가슴에서 껍데기가 벗겨지더군요.
옷을 벗기고 기저귀를 벗기니 이미 그 부분도 빨갛게 익었더군요;;;
정신없이 아이를 씻기고 있는데 애 엄마가 119를 부르더군요.
암튼 그래서 생전 처음으로 119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에 갔습니다.
다행히도 대치동에 화상전문병원인 베스티안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네요.
심한 2도 화상이라고 합니다.
흉터 걱정은 나중에 하고 아이가 상처를 이겨내도록 기원하라는군요.
상처부위가 몸 전체 표면적의 10%가 넘어서 많이 힘들꺼라고 합니다.
어제밤에 보니 이미 얼굴이 퉁퉁 부었고, 그 주위로 수포가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입 주위부터 생식기까지... 그리고 어깨와 왼쪽 허벅지 일부분까지...
아.. 정말이지.. 한순간의 방심이 이렇게 될 줄이야..
저도 화상을 겪어봐서 압니다만...
당일은 잘 몰라도 2~3일 뒤부터 며칠동안은 정말 죽고싶을만큼 아프고 가렵죠...
그걸 13개월된 아이가 버틸 수 있을지;; 아니 버텨야겠죠..
와이프와 장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전 어젯밤에 집에 왔습니다.
오늘 출근해서 며칠간 휴가내기 위해서 팀장님께 말씀을 하려고 하는데...
옆 팀장님께서 어제 옆팀 직원 와이프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주네요.
항암치료 받은지 1년 정도 된 것 같았는데...
이래저래 우울한 소식만 들려옵니다.
아이 키우시는 분들...
정말 한순간이더군요;;;
제발 고을이가 큰 상처나 흉터없이 병원문을 나설 수 있도록 기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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