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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저희 부부 이야깁니다... 비행장 VS 고3...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0-08-05 21:41:46
추천수 0
조회수   831

제목

94년 저희 부부 이야깁니다... 비행장 VS 고3...

글쓴이

김산 [가입일자 : 2007-06-11]
내용
1. 남푠...

저는 비행장에서 방위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매일 TV 방송국에서는 일하는 사무실 앞에 나와서 길바닥에서 바로 프라이가 된다며 촬영을 하고 있었고.

근무하던 곳 바로 앞 활주로는 그야말로 지옥이었습니다.

낮시간데 근무처 실내 기온은 40도를 쉽게 넘어가고

식당까지 밥먹으로 가다가는 죽을 것 같아 굶거나 40도 넘는 실내에서 라면을 끓어 먹었습니다.



원래는 건물 옥상에 스프링쿨러가 있었는데

가뭄이 심해지면서 스프링쿨러 사용 금지가 되서

뭔가 매일 매일 훈제가 되던 시절이었습니다.



오죽하면 고참들이 자진해서 대민 봉사를 나가더군요.

강바닥을 파는 한이 있어도 여기보다는 시원하다며 말이죠.



목포 아시아나 사고는 아마 전국에서 손가락에 꼽히게 먼저 알았습니다.

당시 소집해제를 앞두고 광주비행장 레이더 보던쪽 근무하던 친구를 찾아갔는데

가자 마자 그쪽에 비상 걸리더군요.

친구 나와서 야 목포서 아시아나 민항기 실종됐다. 걍 혼자 놀아라 하고 사라지데요.



김일성 사망은 토요일 퇴근길에 알았습니다.

뉴스 듣자 마자 그 더운 비행장을 구보로 빠져나갔습니다.

혹시 방위들까지 잡아 놓고 대기시킬까봐 말이죠.

생애 최고의 대 탈주였죠.

뭐, 근무하던 비행장이 워낙 후방이라 별 탈 없이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현역들이랑 야 전방에는 유서쓰고 난리라는데 우린 뭐냐 하면서 지나갔으니까요.



성수대교는 소집해제 하고 서울에 있던 시절에 났습니다.

사고 나던날 새벽에 선배집에서 술마시고 대치동으로 택시를 타고 갔었는데,

그 때 건넜던 다리가 성수대교였습니다.

몇 시간 차이로 살았던거죠.



2. 와이프

고3이었다고 합니다.

94년 지방 고등학교에 에어컨은 만무하고 선풍기 몇대로 버티던 시절입니다.

5층 건물에 꼭데기층...

그 학교 건물 제가 잘 아는데, 옥상에 단열재 들어가 있을 확률은 0입니다.

위안이라고는 뒷산이 있긴 한데, 그 뒷산 모기가 또 유명했죠.

(제가 그 바로 옆 남고 나와서 그 모기들 잘 알죠. 청바지를 뚫고 피를 빠는 놈들입니다.)

결국 당시에도 날씬하던 와이프는 엉덩이에 땀띠가 나서 엄청 고생 했다고 합니다.



근데, 결론은 저랑 와이프 가운데 누가 더 고생했을까요?

맨날 이걸로 싸우는데 말이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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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관 2010-08-05 22:06:09
답글

글쎄요.^^ 전 그 때 돈 받으러 서울시내를 열나게 돌아 다녔답니다. 결국 다는 못받았네요.

박승현 2010-08-06 10:25:14
답글

부인 분께서 저랑 동갑이시네요.. 94년도에 고3... 덥긴 덥더군요.. ㅎㅎ 동병상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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