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자게에 짬뽕이야기가 나와 유심히 보다 침이 고이길래, 짬뽕탐사를 꼭 가리다 하고 벼르다 떠났습니다.
우선 짬뽕하면 빠지지 않는 복성루를 제1의 출발점으로 잡고, 군산의 4대짬뽕집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입니다.
군산 4대천왕의 집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십시요.
http://cafe.naver.com/studyinla.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26959
금일 오전 10시 40분경 복성루에 도착했습니다.
내심 극히 일부만이 먹어 볼 수 있다는 볶음밥을 시켜볼까 고민도 했으나,
오 마이 갓!
11시 정식 오픈임에도 꽉 차 버린 식당 테이블. 대체 몇시에 오는 것들인감!
오래된 식당이라 그런지, 그다지 구조가 크지 않고 아마 확장도 하지 않은 듯 합니다.
보통 11시에 열어서, 3시 정도에 마무리(그것도 음식 다 떨어지면 더 일찍 닫는다고 함)한다고 하니, 크게 돈 벌려고 장사하는 주인은 아닌가봅니다.
암튼 걍 자연스레 동석을 하게 되고, 앞, 옆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짬뽕 먹는 것만 침 넘어가는 소리 참으며 보았습니다. 아 그런데 앞에 앉아 있는 청년 2명이서 남사스럽게 짬뽕 하나 가지고 젓가락질 하는 것을 보고, 왜 이러나 했더니..
아~ 볶음밥이 뒤늦게 오더군요. 일찍 일어난 새가 X도 먹는다더니, 윤기가 자르르하는 볶음밥과 짜짱소스를 버므려 먹는 저 두 놈의 입이 얄미울 정도로 부럽더군요.
한 20분쯤 지나 제 짬뽕이 왔습니다. 분명 저보다 먼저 온 사람이 한 명 있었는데 제가 먼저 받았네요. 미안하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짬뽕을 바라보았습니다. 모양은 링크 사진 그대로입니다. (왜 링크에 나오는 똑같은 모습을 또 사진으로 찍는 지?)
음 우선 면발.
예상과 달리 쫄깃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반 짬뽕집 면발도 아니고, 어찌보면 어머니께서 막 만들어주시는 조금 텁텁한 칼국수 면발이랄까.
이렇게 짬뽕에 어울릴수도 있구나 하는 잘 익은 돼지고기와 싱싱한 오징어의 미묘한 조합은 이게 지존의 맛이다 라고 말하는 듯 하였습니다.
국물은 여타 짬뽕처럼 붉은색이나, 많이 마셔도 목에서 걸림이 없는 것으로 보아, 조미료보다는 원래 예전 맛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다른 동석이 된 일행이, 바라보건 말건 콧물 흘려가며 한그릇 다 비워가는 찰나에,
저보다 먼저 오고서도 빼꼼히 주방만 바라보던 이에게 볶음밥이 왔습니다. 아마도 그날의 마지막 볶음밥인가 봅니다. 축하합니다. 추측하건대, 대략 1시간만에 볶음밥이 나왔군요. 그 사이에 냄비에 짬뽕 담아가는 사람도 있고. (당연 배달 없나 봅니다.)
짬뽕값 5천원을 계산하고 11시 30분 가량되어서 나오니, 식당 앞에 길에 사람들이 줄 서 있더군요. 그 옆에 있는 식당들은 텅 비어 있던데...
제 평은 이렇습니다.
짬뽕은 짬뽕이다. 음식 맛이 뛰어난 식당이 오래도록 그 맛을 유지하다 보면, 유명해지고 인터넷은 전설로 만든다. 하지만 짬뽕이 샥스핀이나 한우스테이크가 되지는 않는다. 그냥 짬뽕 먹는다는 마음으로 먹으면, 좋을 듯.
오히려 깔끔한 여자 친구 데리고 가면, 귀싸대기 맞을 수도. 아주머니들이 맨손으로 단무지 집고, 그 손으로 계산도 하고, 걸레도 닦는다. 남은 단무지등은 자연스레 재반입된다. 청결, 그런것은 내 사전에 없다하고 그냥 맛만 보겠다는 사람들이라면 환영 받을 곳.
오장동 함흥냉면의 손님 대부분이 어르신들이었는데(제가 갔을 때에는) 아마도 그 옛날 맛을 그대로 유지해서가 아닌가 싶다. 대신 젊은 손님은 없어보여, 곧 문을 닫지 않을까 했는데, 이 곳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마구 몰려드는 것을 보니, 그럴 고민은 안해도 될 듯.
아 그리고 주차장은 없으니, 잘 알아서 주위에 잘 짱 박으셔야 합니다. 앞에 세워도 되냐고 물어보니, 딱지 붙는답니다.
오늘 저녁은 홍굴이 짬뽕을 먹을까 수송반점에 가 볼까 고민입니다. 뭐 다 가 볼 예정입니다만.
그리고 전라도가 그렇지만, 군산의 어느 식당에 들어가도 다 수준 이상은 합니다. 반찬도 푸짐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