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에피소드는 아니구요.
하면서 사람들을 관찰하게 된걸 나눠볼까 합니다.
별건 아니고요.
일단, 저는 전업 대리운전기사가 아니었기때문에 운전을 아주 조심스럽게 천천히 했었습니다.
규정속도 잘 지키고(여기서 잘 지켰다 함은 60키로 도로에서 70키로 이상 안달리고 해서,
카메라에 찍혀도 고지서 안날아오게 운전했다는 뜻입니다.)
신호 잘 지켰죠. 모범운전수였습니다.ㅎ(정작 제차 몰땐 안그럽니다.^^)
근데 재밌는건,,
신호대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간발의 차이로 신호를 보내게 되면, 꼼짝없이 풀로 다음시간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성미급한 한국사람들에겐 이 시간도 곤욕이지요.
게다가 도로에 차들도 없습니다. 한적하지요.
이때, 대리기사에겐 선택권이 주어집니다.ㅎㅎㅎ
유드리 있게 슬금슬금 위반을 해서 가던길을 계속 가느냐,
아니면 우직하게 신호떨어질때까지 기다렸다가 신호받고 가느냐.
재밌는건 여기서부터입니다.
에쿠스,체어맨,제네시스,그렌져, 그외 수입차의 차주들은, 이 상황에서 대리기사가 위반을 하게되면
되게 싫어합니다. 뭐라 하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뭐라 하진 않지만 뒤통수가 따까울때도 있습니다.
반면에, 그 외 차종. 즉, 그 밑에급(?)의 차주들은 은근히
'이 기사가 그냥 유드리있게 신호 무시하고 가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그 바램을 눈빛으로 보내오면 역시나 대리기사는 뒤통수가 근질근질 합니다.
근데 보통은 '기사님 그냥 가시지요~' 라고 하시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재밌지요?^^;
대리운전 마지막날, 체어맨을 몰고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는데, 아파트 단지 앞에서
방금 위의 상황에 걸렸습니다. 신호는 이제 막 바꼈고, 주위에 차는 없습니다.
뒤에 손님이 '기사님, 그냥 가셔도 되고, 신호받고 가셔도 됩니다~' 하시길레,
위에 말씀드린, 제가 이때껏 대리하면서 관찰해온 내용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세상이 다 그런것 같다고.
대한민국 법 다 지켜서는 부자 못된다고 하지만, 이때까지 대리기사 해보니
법을 칼같이 지키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느 선 이상을 통과해서 그 위에 계신데,
적당히 지키고 적당히 위반하는 사람들은 그 선을 넘지 못하고 늘 그 기준선 바로 밑에까지가 한계인것 같다고.
흡족해하시더군요.ㅎ
12,000원 짜리 건수였는데 30,000원 받았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팁이었죠.^^
(저는 늘 팁을 이런식으로 받았습니다. 좀 이상적인 얘길 해서, 내가 지금 이러고 있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난 꿈이 있는 놈이다. 이런걸 말했죠. 팁좀 받아볼려고 애써 불쌍한척 하기도 싫었고, 오히려 제 방법이
팁받기에는 더 좋은 전략 아니었나 싶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 또 생각나는거 있으면
나눠보겠습니다.
짧지 않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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