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와 함께 골목길을 걷습니다.
겨우 승용차가 서로 비켜 갈 정도의 좁은 길입니다.
버스로 목적지에 가려면 세 정거장이지만,
이 길은 곧장 가면 목적지가 곧 나오는 지름길입니다.
왼쪽 집 담장에 능소화가 청초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2층 배란다엔 여러 화초가 가지런히 보이는군요.
집 주인이 깔끔하고 바지런한 모양입니다.
오른 쪽 계단 끝엔 중학교가 있지만 아직 악동들은 수업 중인지
보이지 않는군요.
좀 더 가니 옷 수선 가게도 보이고,반찬 가게도 보입니다.
그리고 한적한 정문의 교회가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곁눈질 할 곱게 늙어가는 중년 부인은 이 곳에 보이지 않군요.
옆에 같이 가던 마눌이 손을 잡습니다.
얼른 뿌리치며"남 들이 보잖아..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끄럽게..."
"뭐 어때.남들 보라지." 한 번 더 잡는군요..
내가 걷는 것이 아니라 러닝 머신 위에 탄 것처럼 주위의 풍광들이
앞으로 앞으로 오는 것같군요.전 발만 움직이고...
어느덧 골목길이 끝이 보입니다.
목적지가 저기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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