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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담배를 사러 갑니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0-07-13 21:26:07
추천수 2
조회수   474

제목

아침마다 담배를 사러 갑니다.

글쓴이

고성규 [가입일자 : 2003-01-01]
내용
버스에서 내려 가장 가까운 편의점에 들렀는데 가게에 계신 분의 얼굴에 언짢음이 가득하더군요. 밤샘 근무를 하고 다음 교대자를 기다려서 그럴까 하고 추측해 봅니다만, 담배를 받아들고 나오면서 "수고 하세요" 인사를 해도 다음 손님에게 집중하고 대답이 없습니다. 몇 번 가다가 안 가게 되더군요.



다음 날은 처음 편의점보다 정류장에서 좀 더 떨어진 가게로 갔습니다. 나이가 좀 드신 아주머니가 계시더군요. 역시 아무 말씀이 없으십니다. 담배와 거스름돈을 내주는 손만 바쁘고 무표정한 얼굴이십니다. 담배를 사러간 거지만 담배를 사고 나오면서 먼가 찜찜함이 남습니다. 역시 안 갑니다.



그 다음은 길가에 있는 가판대에 들렀습니다. 담배를 사러가기 몇 일 전부터 눈여겨 보아 (?) 두었는데 할아버지께서 아침부터 걸레로 열심히 가판대 여러군데를 닦고 계신 것을 보았었습니다. 하루를 열심히 준비하시는 분이시구나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말씀이 없으십니다. 담배를 내 주시면서 짓는 표정엔 살짝 근엄함까지 보이시더군요. 그 다음 날부턴 바닥보며 빠른 걸음으로 지나쳐 다니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사 건물 1층에 있는 매점에 갔습니다. 멋쟁이 (?) 할머님 한 분과 따님 두 분이서 하시던데, 가게가 좁아 할머니께서 바깥 쪽에서 주문을 받으시고 따님이 안에서 물건을 꺼내주시더군요. 여긴 좀 달랐습니다. 담배를 내 주시면서 할머니께서 얼굴 온가득 미소를 지으십니다. 따님도 안에서 고맙습니다 하고 말씀을 건네주시고요. 그분들을 만나면 기분좋은 아침이 시작되는 느낌이 듭니다.



비록 제가 값을 치르는 건 담배 한 갑일 뿐이지만,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도록 하는 할머니와 따님의 배려까지 덤으로 받아올 수 있으니 어찌 다른 가게에 갈 수 있겠습니까?



요즘은 아침에 조금 피곤한 경우에도, 일부러라도 집에서 나올 때 가족들에게 웃는 모습을 보이고 나옵니다. 가족들도 기분이 좋아지길 바라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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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민 2010-07-13 22:16:02
답글

아침마다 가족들에게 웃는 모습...<br />
<br />
저도 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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