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친구입니다.
1990년 3월 생으로 20년이 넘었습니다.
아내가 대학 졸업하고 취직하면서 출퇴근용으로 5년된 프라이드를 샀습니다.
저와 만나서 데이트할 때도 늘 프라이드와 함께 했고,
저 친구로 운전 연습해서 면허도 따고요.
몇 년 전부터는 라세티에 주전 자리는 물려줬지만
여전히 저 친구와 함께 할 때가 편합니다.
마치 오래됐지만 몸에 편하게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몇 주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을 가는데,
액셀레이터를 밟아도 가속이 더디게 되고 알피엠도 잘 안 올라가더군요.
수동에 카브레타 방식인데, 아무래도 카브레타 쪽 문제인 것 같아요.
그 후 한 동안 주차장에 세워두다가 오늘 시동 한 번 걸어주려고 봤더니
차 밑으로 오일이 제법 많이 흘러나왔더군요.
시동을 걸었는데, 정상일 때는 알피엠이 2천까지 올라갔다 천천히 떨어지는데
아예 1천 알피엠 근처 밖에 안 올라가네요.
차 두 대가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정으로만 계속 유지하기에는,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지 않은 돈이 들고요.
이제는 미련을 버리고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시동 걸어주면서 녀석을 보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니
눈이 뜨거워지더군요.
아내에게 차 증세를 얘기하니 자기 집에 없을 때 보내랍니다. ㅠㅠ
그리고 이 참에 라세티(중고로 구입한)도 처분하고 차 사자네요.
대부분의 경우 오래된 거 버리고 새 걸 사면 좋아해야 하는데,
보낼 생각만 하면 그냥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차라는 물건은 참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