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때나 서른살때....
난 내 인생이 이렇게 바빠질거라곤 생각하질 못했습니다.
24시간.. 예측할 수 없는 전화와 계절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가장 필요한 것은 짧게라도 쉴 수 있을땐 "편하게 쉬자."라는 컨셉으로 주변을 다듬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걸 생각할 여력도 없고, 취미생활의 여유도 없고... 겨울은 따뜻하게 숙면을 취해야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일들을 대비할 수 있구나란 생각에 다 쓰러져가는 기와집으로 피난하듯 매년 겨울엔 도망을 가곤 하지요.
그 겨울의 끝을 알려주는 것은 깜빠뇰라... 원래 이 꽃의 수명은 1년 반밖에 되질 않는다고 합니다. 나는 이 화분에 그다지 애정을 주지도 못했고 분갈이 한번 못해줬으며 매년 여름이 되면 초죽음이 되는데.... 겨울을 나고 이 무렵이 되면 보라색 꽃을 한가득 화분에 채워줍니다. 그렇게 7년을 보내줬습니다.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신호겠지요.
나름 인내심 있게 작은 사이즈의 장식장의 효율을 최대한 끌어낸 시스템 같습니다. 작은 사이즈의 트라이곤 모노블럭 프리파워는 아주 가볍게 마이크로 유토피아를 구동해 내고, 데논의 하이엔드급 리시버는 수많은 영화들의 꿈을 공유하게 만들어 줍니다. KT88의 따스한 불빛은 겨울의 추위를 사그러들게 하고.... 도시바 DVDP는 무려 13년을 잔고장 없이 나에게 멋진 음악과 영화를 보여주었군요.
미신이랄까요. 외국을 나가게 되면 그 나라의 미신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와 명예를 가져다 준다는 인도의 가넷사부터 관우신상은 뭔가 그럴싸한 행운을 가져다 줄거란 욕망에 먼 여행길을 같이 와 한국의 한 촌락에 자리잡게 되네요. 수호신이랄까요... 저것들을 다 손으로 깎았다는게.... 최근사 알았지 뭡니까...
지친 육체를 끌고 들어와 한 20여분 정좌하는 자세로 음악을 한곡 듣고 잠자리로 들어갑니다. 조만간 폭풍 변화가 오겠지만... 2013년의 겨울은 이들 덕택에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기나긴 겨울이 얼른 가기를 이 의자에 앉아서 기다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느덧 봄이 왔네요. 나에게 즐거운 꿈을 꾸게 해준 시스템에게 조촐한 감사를 보냅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