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같은 걸 볼 때마다 드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의문이라기보다....오늘날 우리의 사고방식으로 볼 때 이해가 안 되는 것이죠
시간 제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조선시대 같은 때 우리나라에서 쓰던 시간제도는
다들 들어서 잘 알고 계시지만,
진시, 자시, 축시, 미시, 오시....뭐 이런 식이었죠
정확히 말하면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이렇게 12간지를 시간에 결합한 것입니다.
당연히......한 시의 단위가 2시간입니다.
이게 참...상상해보면 재밌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종호 을쉰, 우리 내일 미시에 정팅합시다"
이러면,
어떤 사람은 오후 1시에 와서 기다리고, 어떤 사람은 오후 3시에 온단 말입니다.
누구도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닙니다.
분명히 1시에 온 사람은 두 시간을 기다렸음에도, 미시...라는 시간 자체가 오후 1시에서 3시니까.....아무도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닙니다.
시간약속을 정하는데도 2시간이 차이가 난다.....
오늘날 우리들은 1분, 2분 차이가 나는 것도 잘 용납을 못하거나, 화를 내는데,
햇빛 쨍쨍한 뙤약볕 아래서 2시간을 기다리면서도, 그것이 시간 약속 안에 들어 있는 것이도록 산 옛날 사람들의 여유는...뭐....절대로 오늘날 우리가 따라갈 수 없는 것이겠죠
저는 가끔
문명의 이기라는 것은 벗어버리지 않고 있을 때 못벗겠다는 것이지,
정작 벗어버린다면 아무것도 아닐거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미친듯이 더 넓은 아파트로 이사가기 위해 죽을만큼 일을 하지만,
그냥 훌훌 다 벗어버릴 수만 있다면,
그거 뭐....돈이란게 원래 종이 쪼가리 아니겠어요?
과학이 발전 안 해서 그렇다....이런 차원으로 보지 마시고,
옛날 사람들의 삶이 여유로왔다.....라고 본다면,
옛적의 이런 시간 관념도...나름 괜찮지 않을까요?
p.s : 오늘 술시에 만나 밥 한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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