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있을 때 이야깁니다.
부대에서 사무실에 근무했었는데,
군부대의 전형적인 슬라브 건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사무실이 한 7-8평 정도 되는 공간에 창문이 딱 두개가 있었는데...
창문이...그 아시죠? 드르륵 여는 창문 말고, 요즘 고급건물 가면 볼 수 있는 바깥쪽으로 미는 창문...손잡이를 잡고 살짝 돌려서 바깥쪽으로 밀면 아래쪽으로 공간 쬐끔 생기는 그 창문요......
무슨 생각으로 창문을 이걸 만들었는지는 몰라도.....창문 암만 열어봤자 10센티 정도 열리는데....바람....죽어도 안 들어옵니다.
그리고 사무실의 유일한 냉방장치는 천정에 매달린 선풍기 한대.....
저희 사무실에 온도계가 있었는데,
제가 군생활 하던 내내....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
이 온도계가 오전이 넘어가면서 정확하게 38.5도씨가 되면 멈춥니다.
하루 종일 38.5도씨의 끓는 가마 속에서 생활을 하는거죠...
선풍기.......하루 종일 틀어놔도 열풍밖에 안나옵니다.
창문으로 바람.....원래가 들어올 구조도 아닌데다가, 창문쪽이 하필 뒷건물에 막혀 있어 바람 한 점도 안들어옵니다.
와....처음에는 정신병이 걸릴 거 같더군요.....
어찌됐건....무사히 살아서 제대했습니다만,
지금도 생각해 보면
어떻게 38.5도씨의 사무실에서 2년 넘게 버틸 수 있었는지....대단합니다.
(뭐...물론 상의 탈의는 허용해 주어서 런닝만 입고 근무했습니다)
지금도 가끔씩 그 때의 38.5도씨에 머물러 있던 온도계가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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