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자주가는 미디유저넷이라는 카페에서 퍼온글입니다!!
더운 날씨 갑자기 서늘해지네요 ㅠ.ㅠ
여고괴담처럼 군대괴담시리즈도 영화로 만들면 나름 흥행할것 같아요.
진짜 무섭거든요 ㅜ.ㅜ
저는 07년 9월6일 32사단 훈련소로 입대하였고, 09년 4월 병장을 달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4월 중순쯤에 있었던 일 입니다.
저는 4월 17일 금요일 당직사병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
당직이란 팔뚝에 노란색 완장을 차고, 밤을 새가며 부대순찰 및 기타 병력관리를 돕는 일을 말 합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그 때 우리 중대는 오르골이 큰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이등병들도 100일휴가 갔다오면 하나씩 사 들고 오더군요. 청아한 음색 때문에 저도 별 말 안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우리 중대에는 음악을 하는 제가 있기 때문에, 이것저것 화재거리로 삼으려고 더 유행했던 것 같습니다 -_-;;;
이 날도, 여기저기서 오르골의 구슬프고 맑은 음색이 들려왔습니다. 그 중에 애니송이 들리면 무조건 그 생활관을 찾아가서
애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흠흠.
이렇게 보람찬 근무를 수행하던 중, 21시. 야간근무자를 인솔하고 영내를 순찰한 후, 1층을 거쳐 대기장소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20:30~21시면 보통의 군대는 다들 담당구역을청소를 합니다.
그런데 왠 일인지 1층 화장실 청소하는 녀석들이 화장실에는 들어가지 않고,
청소도구를 꽉 움켜쥔 채 밖에서 화장실 안 쪽을 뚫어져라 쳐다만 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무슨일인가 싶어 그 중 가장 선임에게 물었습니다. 그는 한상병이었습니다.
나 : "야. 왜 안 들어가고 서 있냐?"
한상병 : "그게... 저 1사로 쪽에서 오르골 소리가 납니다." *1사로 : 화장실 맨 창문쪽 똥 싸는 칸.
정말로 오르골소리가 났습니다.
하지만 음색이 무척이나 가벼운 것이 싸구려라는 티가 확 났습니다.
나 : "그래? 누구야. 오르골 틀어놓고 똥 싸는 새퀴가!"
한상병 : "심태한 병장님... 그.. 1사로는... 폐쇄구역이지 말입니다"
확실히 1사로는 폐쇄구역이었습니다.
08년 4월에 이등병 하나가 02시에 자살한 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로 1층 화장실은 밤 10시만 되면, 병사들이 출입을 하지 못하도록 자물쇠를 채웁니다.
이 일을 잘 알고 있는 이유는... 시체를 제가 있던 처부(군수과)에서 처리했기 때문입니다.
자살자 전령전도 제가 만들었지요. 또, 그 자살자는 심지어.. 제 생활관 소속이었습니다.
나 : "아. 그러네? 그렇다면.... 누가 굳이 그 안 까지 들어가서, 오르골을 틀고 똥을 싸는 거야!"
한상병 : "아니...;;; 왜 자꾸 똥 싸는 쪽으로 이야기를 몰고가십니까?"
나 : "그럼 xxx 치냐?"
한상병 : "...오르골 틀고... 헐..."
나 : "거 봐. 똥이지"
한상병 : "하지만 봉인지도 그대로 붙어있습니다. 누가 문을 연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나 : "옆칸에서 넘어갔겠지. 봉인지 훼손시키면 자기가 다시 만들어야 하잖아. 나 같아도 그렇게 하겠다."
한상병 : "그런가..."
나 : "야! 나와! 얘들 청소해야 한다! 나보다 짬 낮은 새퀴면 치약 뚜껑 위에서 헤드스핀 시킬거야!"
쾅쾅쾅!!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고, 따라들어온 중대원들은 움찔움찔 뒤에서 보고만 있었습니다.
분명 자살사건 이후로 이따금씩 그 1사로에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는 건 맞았습니다. 때문에 봉인한것이었지요.
하지만 전 그런 문제들을 1년이 넘도록 겪었고, 시체도 직접 봤었기 때문에 간이 부어있는 상태였습니다.
계속해서 문을 두드렸지만, 오르골소리만 이어질뿐 특별히 인기척은 없었습니다.
아래를 들여다봐도 발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상병 : "그냥 오르골만 계속 돌아가고 있는거 아닙니까? 누가 저기에 떨어뜨려서..."
나 : "그건 말이 안 돼. 싸구려 오르골 재생시간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냐. 내가 여기 온지도 벌써 5분이 넘었어"
한상병 : "..."
나 : "야. 행정반 가서 전동드라이버 가져와"
한상병 : "그냥 당직사관님께 보고하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나 : "괜찮아. 가져와. 어떤 똘추새퀴인지 좀 봐야겠다"
저는 전동드라이버로 화장실 잠금장치의 볼트를 하나하나 해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르골소리는 그 때 까지도 계속 났습니다. 그 것을 해제하면서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혹시 또 누가 자살해있는 건 아닌가...
목을 메달았다면 발이 안보였던 것도 이해가 갑니다.
잠시 후 볼트를 해제하고, 저는 잠시 마음을 진정시킨 후 문을 열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오르골소리도 멎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오르골도 사람도.. 그 무엇도 없이 뚜껑 열린 변기만 덩그러니 있었습니다.
구석구석을 뒤져봐도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기에, 그냥 상황을 덮고 상황실로 갔습니다.
그 오르골소리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멜로디였습니다.
당직 일기를 쓰면서 계속 그 멜로디의 출처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기억났습니다.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 바로 그 멜로디였습니다.
조금 뒤에는 왠지 이상하게 생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중대에 왜 하필이면 오르골 붐이 일고 있으며, 왜 하필이면 오늘 사건의 중심은 오르골소리였나.
단순한 장난인가.. 아니면...
전 청소를 마치고 돌아가는 한상병을 잡았습니다.
나 : "야. 너도 오르골 있냐?"
한상병 : "네."
나 : "넌 오르골 왜 샀냐?"
한상병 : "들리는 소리가 좋아서 샀습니다. 아.. 그 중에 특히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 라고 아십니까?
나 : "...뭐?"
한상병 : "자는데 옆생활관에서 그 소리가 나는겁니다. 밤에 그런 거 들으니까 꽤 분위기도 있고 해서.. 저도 하나 샀습니다."
나 : "너 옆생활관이면... "
한상병 : "예. 심태한 병장님 생활관 입니다"
나 : "이런 ...x발."
뭔가 불길해서 저의 생활관으로 들어갔습니다. 10생활관.
나 : "전체 주목"
분대원들 : "예!"
나 : "오르골 가진 사람 거수"
11명 분대원 중 4명이 손을 들었습니다.
나 : "너. 그걸 산 계기가 뭐냐?"
이등병1 : "밤에 잘 때 어떤 멜로디가 들렸는데... 그게 굉장히 좋아서 사왔습니다"
나 : "너는?"
이등병2 : "저도 그렇습니다. 그때 같이 들었습니다"
나 : "너는?"
이등병 3 : "저도.. 밤에 들은 어떤 오르골 소리가 굉장히 좋아서 사왔습니다"
나 : "... 그 멜로디 제목이 혹시 뭔지 아는 사람?"
이등병 3 : "저도 궁금해서 알아봤습니다!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 입니다!"
나 : ".....................그럼 지금 자신이 가진 오르골이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인 사람?"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들 말로는 구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다른 생활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모두 다른 노래들뿐이었습니다.
저는 인사과 계원을 불러서 그 날 있었던 사고기록을 조사했습니다.
사고자의 유품목록을 보던 중...
사제 속옷 4EA
일기장 1EA
책 ...
화장품 ...
"오르골 1EA"
아... 설마 아니었길 바랍니다. 설마... ;;
지금도 생각하면 살짝 오싹합니다. 흘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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