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개도 넘게 바꿔온 나의 스피커 이력이 이제는 종착역에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온갖 것 섭렵해 보니 그제서야 내 취향을 알겠더군요(인간이
참 미련한 동물입니다).
돌이켜 보니....
골동품 수준의 빈티지는 소리에 공감 못하겠는게 많았고, 게다가 더럽고 언제
고장날 지 불안하고, 몇가지의 명기는 좋더라도 너무 커 집에 들이기 어려웠습니다.
현대적 인기품들도 대표적인 거는 마유비, 다인25, 805S, 토템, 프로악 등등
북쉘프 중심으로 입문기부터 고급기까지 대개 들여본 것 같습니다. 저마다
자랑하는 기술적 주장들을 다 믿지는 않더라도 소리는 보급기들조차 다들 치밀,
정확해져서 기술발전이 상당히 이루어졌다고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특별한
취향을 가진 이가 아니라면 굳이 구닥다리 빈티지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죠.
헌데 결과적으로 저의 메인은 한 30년 이상 묵은 빈티지급의 것들로 구축되어
있습니다. 메인은 우퍼가 좀 커야 한다(최소 10인치 이상)는 생각 때무인데요,
현대기기에서 이런 놈들은 드럽게 비싸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옛날 물건들에겐 소리를 떠나 요즘 것들이 지니고 있지 않은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완벽하게 다듬은 외관에서 느껴지는 컴퓨터의 힘, 그리고 제품의 등급을
층층이 나누어 호주머니를 털어내려는 노골적인 마케팅 의지. . .요즘 것들에게서
풀풀 풍기는 이런 악취가 훨씬 덜 난다는 겁니다. 목재도 아끼지 않았고,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정성을 들인 제조자의 혼 같은 것은 그때의 물건에서만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가끔 천재들의 혼 같은 게 느껴지는 놈도 있고요..
아무리 그래도 소리가 들을 만하지 못하다면야 안 되겠죠. 그러나 현대기기에
비해 아주 약간의 해상력 차이만 용서하면 매우 싼 가격에 참으로 보석 같은 물건
들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상력이란 게 뭐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더군요.
클립쉬 포르테와 KEF 105-2.
이 2가지가 현재의 메인입니다. 빈티지 중에서도 장사속에 휘말린 어떤 놈들은
수년전에 비해 몸값이 엄청 오른 데 비해 이놈들은 거래가격이 그대로이죠.
클립쉬는 유산시리즈에 한동한 몰두했었는데요..저는 이 포르테1이 가정용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니다. 포르테2도 사용해 봤는데 에이징 문제 때문인지
자석의 차이 때문인지 저는 비교조차 안 되게 포르테1이 좋았습니다.
(클립쉬는 이상하게 묵은 놈들이 소리가 더 좋더군요).
KEF105-2도 유사한 시리즈를 여럿 겪어보고 최종 낙점을 준 놈입니다. 제겐 3번만
에 만난 민트급이죠. 둘다 천재들의 작품이라 여러번 스스로 감탄했었습니다.
그밖에 메인으로 들여보고 싶은 미경험의 3가지가 있습니다.
JBL XPL200과 린필드 400L, 틸 구형 상급기(갑자기 모델명이 생각나지 않네요)
입니다.
이 3가지를 보유하신 분 중에 바꿔보고 싶거나 판매해 주실 분이 있다면 꼭
연락 좀 부탁드립니다(010-8594-3413),
(매매글을 포함시킨 점, 사과 드립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저의 KEF 사진을 자세히 찍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