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몇 번째 올리는 사과의 글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제는 씨도 않 먹히겠지요. 요차례 몇번의 오디오(정확히 말하면 인티엠프에 헤드폰을 결합하려는 시도)개조와 사기도 당하면서 인생의 고행을 알게 되었습니다. 분명 씨도 않 먹히겠지만 짧은 사과의 글을 올려봅니다. 어르신들에게 무례를 저질러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 분명 직접 어르신들 앞에 가면 인터넷 상처럼 그렇게 무례하지 않습니다. 사실 살살 깁니다. ㅎㅎ
과거의 그림자가 서서히 저물어간다. 예전에 나는 내가 누군지 누구보다 뚜렷하고 명료하게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사실 난 아무 것도 몰랐다. 작가가 되려고, 누구보다 영민하고 매력적인 사상가가 되려고 노력했는데, 사실 이건 도피요, 일종의 우회요, 패배로의 길이었다. 글에 수사학적인 접근을 도입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알레고리를 풀어 놓으려고 노력했는데, 사실은 내가 선명하고 간명한 글을 적을 수 없어서였다.
나는 며칠 째 밥을 먹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내가 그럴 자격이 없어서, 패배자로서 하나님이 명한 금식 명령을 단행하고 있어서였다. 그래서 나는 말보로 레드를 피고 콜라를 마신다. 이것은 나의 죄악에 대한 단죄행위요, 내게 주어진 시간에 대한 기만행위를 스스로 실천하는 것이다. 지금 나는 분열증에 걸려있다. 누구도 이 주술을 풀 수는 없다. 나는 밖에 나가면 지나가는 여자들을 쳐다본다. 그러나 그들은 날 무시한다. 왜냐하면 내 기력이 쇠퇴해 내가 노인네적인 정신성을 가졌다는 걸, 이미 모든 유의 젊음이 결여되었다는 걸 그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23살에 와서 나는 드디어 패배를 인정했다. 내가 단지 정신병자라는 걸 인정한다.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나 자신도 자각할 수 없다.
나는 내 자가 의식이 내 자의식을 쳐다보고, 응시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말로 풀어낼 수 없어서 답답했다. 근데 사르트르는 내게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의식이 자기 자신을 하나의 대상으로 파악하는 한, 자기가 온전한 자기가 될 수 없는 답답함이 있다. 울고 있는 나를 바라보고 있는 다른 내가 있다든지, 기쁜 일이 있어도 진심으로 기뻐하지 못하고 흥이 식어버린 또 하나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사르트르를 접하면서, 그는 내가 최고의 도인이라는 망각을 잊게 해 주었다. 사실이지 나는 여태까지 내가 최고의 선지자이자 명석한 선가의 당대 최고의 명인이라는 걸 깨닫고 있었는데 과거의 기록을 읽어보면서 내 자신의 사고(思考)들이 하나의 방종임을 직시했다.
구지 내 과거의 착란들이 여기 소개하지는 않겠다. 그렇다. 그것 들은 단지 정신착란일 뿐이었다. 사실상 나는 지식의 주변을 맴도는 이방인임과 동시에 얼간이에 불과하다. 누구도 나를 쓰레기이자 똥싸는 기계라 불러도 좋다. 내가 진정 그렇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죽음으로써 평등해지는 게 아니라 인간으로서 죄악의 생이 주어진 이상 그는 평범할 뿐이다. 우리 간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문단과 지식인 사회에 데뷔하지도 못한 쓰잘데기 없는 인간인 주제 나와 같이 오디오를 진심 사랑하고, 한명의 인간으로서 고귀한 영혼인 와싸다인들을 조롱한 어린 불찰을 사과하고 싶다. 사실 내가 제정신이 아닌 걸 이해해줬으면 한다. 우리는 사실 인간으로써 부족한 삶을 벗어날 수 없다. 우리는 마찬가지로 하나의 기능이요, 수행능력의 일부일 뿐이다.
이틀 뒤면 병원에 입원한다. 내 글을 봐도 내가 덜떨어진 사람이라는 걸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내 자신을 조절할 수 없는 만큼, 단지 와싸다인들에게 고개 숙여 저지른 무례들을 사과할 따름이다.
나는 사실상 돈 벌 능력이 없다. 어쩌면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지도 모른다. 태어나서 알바 뛰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아리스토텔레스처럼 내 외모가 실로 추악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상 발기도 안 되는 이 육체를 버리고 싶다. 그리하여 진실된 영혼으로써 영생의 삶을 누리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서… 아이도 낳고 귀여워 해주며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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