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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앞에서 만난 여고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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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0 01:38: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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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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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앞에서 만난 여고생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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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정훈 [가입일자 : 2002-04-27]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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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산없이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비를 만났습니다.
몇 가지 생필품을 사가지고 돌아오는데 설상가상으로 차까지 끊겨서 2km남짓한 거리를 짐을 지고 걸어왔습니다. 중간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리더군요.
아파트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승용차가 여고생 한 명을 내려주고 가더군요. 아마도 학원에서 돌아오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여고생이 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실례지만 집이 어디세요? 괜찮으시면 제가 우산 씌워드릴께요."
뭐 편의점에서 수령한 책 박스도 있고 해서 고맙다고 하고 우산을 쓰고 같이 걸어왔습니다. 저희 옆 동에 살더라고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왔는데, 참 신선한 감동 비슷한걸 느꼈습니다. 저만해도 그런 경우가 몇 번 있었지만 혹시 상대방이 거절할까봐, 부담스러워 할까봐 저어하다 그냥 온 경우가 있었거든요. 고1학생이라는데 참 구김없고 마음에 여유가 넘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학생에게서 앞으로 작은 친절을 베풀 때, 주저하지 말아야겠다는 걸 배웠습니다.
일반화의 오류일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아이들이 저렇게 배려할 줄 알고 여유가 있다면, 우리나라 앞으로 좀 희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사실 자정이 넘은 한밤중에 아저씨한테 그런 친절을 베푼다는게 쉽지 않은 일일텐데요.
근데 집에와서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혹시 제가 무심코 쳐다보니 무서워서 씌워준게 아닐까 하는....--ㄱ
에이 청순한 외모에 안심하고 씌워준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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