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업그래이드라해도 뭐든 하나를 바꾸면 특성도 그만큼 바뀌게 되는데
그중 시디피나 스피커라면 소리 전체를 완전히 탈바꿈시킬만한 포지션을 차지하는
관계로 기변하기에 앞서 신중에 신중을 더 할 수 밖에 없는데요.
그럼에도 기존에 쓰던 와디아 860X에서 아날로그 느낌을 가질려는 욕심에
턴테이블을 추가할까했습니다만 이런 저런 경험으로 내린 결론은,
턴테이블로 원하는 소리 뽑을려면 엄청난 출혈을 각오할 수 밖에 없을같아
주문까지 마친 턴을 포기하고 최대한 아날로그 사운드에 근접한 시디피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최선의 선택을 MPS-5라 결론냈지만 도저히 구할 수 없어
차선으로 메리디안 808.2를 택하게 됬습니다.
메리디안 808.2
첫 시청때부터 푸근하며 따스한 온기를 지닌 시디피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쿨&클리어를 잃지않고 저역부터 고역까지 올라가는 내추럴한 소리결이 대단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면 저역 뭉개짐이 새로운 문제거리로 대두됬는데,
그때만해도 그 원인을 그리폰 엠프와의 상성때문아닐까라하는 막연한 추정을 했다가
얼마뒤 제 상상을 뒤엎는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아무튼 그뒤 계속해 진행되다...
길지 않은 오디오라이프 15년을 통털어 엄청난 충격을 겪게 됬습니다.
뭐냐먼 그간 사용하던 북쉘프인 과르네리 메멘토가 어느 순간부터 듣도보도 못한 소리를 뽑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 착각이라하기엔 너무 심한 변화라
제 시스템에 저만큼 익숙한 B&W 사용하시는 분과 JBL 사용자분 두분을 모셔와 청음시켜 드렸습니다.
다질과 그리폰 아틀란티스 조합에서 감탄했던 투명성.
복잡한 대편성 총주시에도 확연히 분리되는 각각의 악기.
맑디 맑은 깨끗한 저역에 보컬의 시원스레 뻗는 고역과 뒤로 펼쳐지는 무대감으로
소리는 하나하나 살아 움직입니다.
도대체 뭐지?하며 지인분들 모두 충격적 분위기였습니다.
뭘 바꿨냐고 지인들이 물었오셨지만 저 역시 답 할 수 없었습니다.
베럼 어쿠스틱 멀티탭 P6
그동안엔 어떤 기기던 번인되지 않은 상태라도 95프로 이상은 제성능이 나온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신맛으로 출시된 아이스크림속에 단맛이 조금 느껴질 수 있어도 그깟 단맛 쬐끔이 전체 맛을 좌우한다고 보질 않았는데,
이런 편견을 그대로 박살낸게 베럼 멀티탭었습니다.
재확인차 베럼 관계자분께 전화드려 번인뒤 나타나는 특성에 대해 여쭈었습니다.
'명징함, 분리도, 스피드'
이렇게 전해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앞서 말씀드린 메리디안 808.2의 저역 뭉개짐은 시디피나 기기간 상성이 원인이 아니었고 멀티탭의 에이징 진행과정중 나타났던 현상이었습니다.
특히, 멀티탭 에이징 완료 직전 거의 쓰레기 소리가 쏟아지는 바람에
맨탈이 찢겨져 전원코드도 다 뽑았다가 3일후 대 반전을 겪은 경험으로 보건데
베럼 멀티탭은, 숙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에이징이란 용어보단
Break in이라는 용어가 더 걸맞을 같군요.
짧은 몇몇일에 갑자기 소리를 터트리니 말입니다.
그때부터 욕심은 더 치솟아
제 북쉘프에서 기어이 저역과 스케일 확장을 위해 도박을 했습니다.
아마티 애니버사리오
스피커 교체는 말 그대로 여차하면 전체 판갈이를 해야 할 모험이라
그 위험성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조건으로..
소너스파베르 음색 그대로를 계승해야하며,
엠프가 충분히 다룰 수 있어야하고,
내 공간에서 운용 가능해야하는 전제로 물색을 했습니다.
그래서 선별된 기종이 동사의 플로어 스탠딩인 아마티입니다.
메멘토를 실려보내고,
이놈 트는 순간....힘들다였습니다.
북쉘프에서 중형기로 오가길 대략 여섯번정도 경험이 있어 각오는 했지만...
북쉘프라는 존재가 낼 수 있는 최상급 사운드에서 이제 막 들어온 중형기는..
이거야 원~ 하는 심정이었습니다.
첫째 문제는 스피드.
둘째는 타 대역까지 오염시키는 저역.
마치 스피디하고 날렵한 이태리산 스포츠카를 타다 팔자에 없는 묵직한 마이바흐를 타면 이런 기분일까요?
아무튼 주말 이틀동안 20시간을 이것 잡는데 몰두했습니다.
스피드는 북쉘프에 버금가는 스피드를 따라 잡았습니다만
여기에 관한 설명은 생략키로 하고...
저역에 관해선 설명이 좀 필요할 같아
북쉘프때의 환경과 플로어 스탠딩때의 환경사진을 올립니다.
제일 손 쉽게 덕트를 막아서 잡거나 베이스 트랩으로도 잡을 수 있겠지만,
덕트형 스피커의 핵심인 덕트를 어떤 재질을 쓰던간에 그걸 막아버리면 소리가 흐리멍텅해지고 고역대의 자연스러운 홀톤과 음장이 사라져
여성 디바의 보컬은 뻗지를 못하고,
짜릿한 트럼펫 소리는 두꺼운 스폰지를 막은 듯 윤기없는 눅눅한 소리에
생기가 없어집니다.
마치 차폐필터에다가 스피커 전면에 두꺼운 그릴망 씌운 소리입니다.
(차폐는 물론 특효인 곳이 있습니다)
흡음재로만 꾸며진 베이스 트랩 역시 마찬가지.
좁은 공간에서의 중형기는 북쉘프와 완전히 다른 경우라 별별 걸 다 해보다
사진처럼 벽간 간격을 잡고 저역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방 구석에
흡음과 반사를 동시에 시켰을때에 가장 해상력있는 저역을 얻었습니다.
(가로지른 코디아 음향판 뒷 공간엔 두꺼운 벼개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들은
말러 1번 4악장, 시벨리우스 필란디아, 모짜르트 레퀴임에서
타 대역을 침범하지 않고도 터트리는 깨끗한 저역과 스케일.
여기에 소너스 파베르 특유의 음색이 더해져
이쯤되니 소리고 뭐고...거대 사운드 앞에 제가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지 느끼게 해주더군요.
나중에 기회되면 하나 하나 분석한 글도 올려볼까합니다.
주절 주절 떠든 얘기지만 작게나마 도움되는 내용도 있기를 바라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