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의 "불판 갈자"는 말이 대단히 회자되었었는데,
좌파 진영(좌빨 말고 진짜 좌파)의 강경파의 속내를 들춰보면,
온건 보수 민주당 또한 친일 독재 살인마의 후예인 파쇼 한나라당과 같은 보수 정당이므로,
보수 정치의 불판을 진보 정치의 불판으로 갈아치우자는 그런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치와 이념에 대한 깊은 지식이 모자란 대개의 시민들은,
수구 세력이 유포하고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정치 혐오감을 떠올리고,
야당도 썩었고, 저 친구들이 똑똑하고 깨끗해 보인다라는 호감을 갖게 되는데,
이 대목에서, 괴리가 발생하는 거라고 봅니다.
대개의 시민들은, 때에 따라서는 민주당도 똑같은 놈들이라고 혐오감을 표출하지만,
(정치 무관심과 혐오감, 이거 대책 없는 거고,
그런 분들은 으레 정치적 지식이 그다지 없고, 시사 사안도 잘 들춰보지 않더군요)
또, 때에 따라서는, 민주당으로 불판을 가는 것도 불판 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예의 "불판 갈자"라는 말을 한 그 분이 속한 진영에서는,
좌파, 그것도, 혼합주의, 절충주의가 아닌 좌파의 불판으로 갈아야
진짜로 불판을 가는 거라고 생각하는가 봅니다.
한 총리 낙선의 책임을 노씨에게 묻고 싶지는 않습니다.
건조하게 논리적으로 따져서, 그렇게 직접적 연결은 되지 않으니까요.
다만, 수구 세력, 언론들이 유포한 정치 혐오감을 자극하면서,
민주당 역시 똑같은 보수 세력으로 몰아붙이며
그 반사 이익을 챙겨왔던 수법의 정정당당하지 못함을 질타하려는 것입니다.
아예, 대놓고 우리의 좌파 이념과 국정 구상, 정강 정책은 이렇다라고
국민들에게 내놓으면 안 될런지 묻고 싶습니다.
이념 정당으로 가려면 확실히 가 주십사 하는 겁니다.
그리고, 수구 파쇼 한나라당과 온건 보수 민주당을 싸잡아 '보수'로 묶어
도매끔으로 비난하는 분류법은, 자신들이 보기에는 도찐개찐 보수일지는 몰라도,
적어도, 역사적 연원, 핏줄, 그동안 걸어온 길을 보자면,
분명 같지 않은 정치 세력이라는 것도 인정해 주면 안 되겠느냐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저들은 다 똑같다라고 싸잡아 비난하는 것,
전략, 전술 치고는 좀 쪼잔합니다.
사이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나 챙기려는…
게다가, 그 부스러기의 대부분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떨어져 나갈 겁니다.
그나마 개혁을 갈망하는 민주 시민들 말입니다.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더러, 진보신당 삥뜯고 억누르지 말라고 하는데,
반대로, 민주당과 지지자들도, 진보신당과 지지자들에 대하여
그렇게 항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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