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열불이나고 밉지만
저는 비난하거나 미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임상수의 하녀를 최근 보고 이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봤습니다.
한국이란 나라의 현실을 한 가정으로 축소시킨 노골적이고 전형적인 알레고리 영화입니다.
표면적인 주인공은 전도연이 분한 은이지만, 실질적인 감독의 페르조나는 윤여정인 김병식 여사입니다.
뭐가 잘못되고 있는지는 알지만 여전히 지배계층에 충실히 복무하면서 적당히 비판하고 적당히 편들어주는 쁘띠부르조아 기회주의자. 무력하고 순진한 20대를 향해 비난을 쏟아붓지만 결정적일 때 그들을 배반하면서 가족을 핑계대면서 자기합리화에 탐닉하는 수많은 익명의 군상들을 떠올리게 해주더군요.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그게 험한 시기를 거쳐서 현실에 정착한 대한민국 중산층 중년들의 자화상이죠.
하녀가 칸의 취향이 아니었던 것은 구성이나 개연성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노골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긴장감은 영화 내내 팽팽합니다.) 거기다가 대형 상업영화로서 상업성과 줄타기까지 해야 했고요.
우리현실에 대해 뭔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반추가 필요하신 분들이라면 보고 후회 안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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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썼던 글 다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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