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누구든지, 자신의 선거권을 보장받아야 하고,
누구든지, 아무도 모르게 비밀투표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 혼자만
비밀투표를 하지 못하고,
제 투표가 만천하에 공개되어
이 사실을 만천하에 밝힙니다.
점심을 먹고,
온 가족이 투표장에 갔습니다.
저희 아파트 바로 앞 초등학교가 투표장이었죠
아이들에게도
귀중한 한표를 가르치기 위해 데리고 갔습니다.
여섯살배기 장남에게 투표에 대해 물었습니다.
놀랍게도! 어린이집에서 투표에 대해 배웠다더군요
"사람을 선택하는 거에요!"
오.....놀랐습니다.
어쨌거나....
투표장으로 아이들 손을 잡고 들어갔습니다.
자기 확인을 하고,
투표용지를 받고,
기표소로 들어갔습니다.
아이가 둘이라, 작은 딸애는 엄마가 데리고,
큰 아들은 제가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신중하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합니다.
투표용지에 인주를 찍습니다.
그 순간!!!
"2번 김맹곤!"
허걱!
아들이 큰 소리로 제가 찍은 후보를 읽습니다.
당황하여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야! 야! 인석아! 조용해!"
그리고 다음 용지에 인주를 찍습니다.
"7번 김두관!"
"야! 야! 조용히 해!"
그런데....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계속 크게 읽습니다.
ㅡㅡ;;
결국...여덟 장 찍는 동안 내내 크게 읽었다는....
제가 기표소에서 나올 때,
앞에 앉아 있던 분은 내가 누구 찍었는지
다 아셨을거라는.....
2010년.....자유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비밀 선거를 하지 못한
한 아빠의 넋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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