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인사/류근
첫눈 오시는데,
이 눈 소식 전할 사람 없어 혼자 서성거렸어요.
그대 지금 어디에 계시더라도 부디 제가 남긴 발자국 무늬 따라
마음의 길 평화로우시길요.
깊이 깊이 평안하시길요.
어느 전생쯤 우리도
세상에 오는 첫눈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감사해 했던 적 있었겠지요.
시린 눈썹 위에 눈송이 하나쯤 얹어 두고
서로의 이마를 바라본 적 있었겠지요.
지금 비록 안부 한 잎 그대에게 불어가지 않더라도
살아서 보는 첫눈 속에 그대 이름 반짝였으니
이 부드러운 통증으로 저는 또 한 세상 건너가겠습니다.
더러는 제 그리움도 그대 눈시울에 첫눈처럼 흩날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슬픔은 말고
눈송이
하나 만큼의 무게로만 흩날리다
스르르
녹는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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