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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의 버터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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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9 12:35: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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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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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의 버터남...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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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가입일자 : 2001-12-12]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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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도로의 개잡x'이 나왔기에 지난주에 차를 몰다 생긴 일이 떠오르네요.
(단어는 조금 순화하시면 좋겠고요...)
한산한 4차선 도로에서 주행 중이었습니다.
제 차선 앞에서 가던 벤츠(E클래스)가 움직임이 둔해지더군요.
멈칫멈칫하는 것처럼 답답한 움직임 말입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 좌측 깜빡이를 켜며 비어 있던 좌측차선으로 박차고 나가려는데
갑자기 벤츠가 좌측 차선으로 그냥 밀고 들어오는 겁니다.
사고가 날 뻔했죠.
놀라고 화가 나서 혼을 울렸습니다.
"빠~앙~~~"
들어오다가 놀랐는지 그 차도 움찔하면서 제자리로 다시 가더군요.
가슴을 쓸어내리며 저는 직진해서 그냥 갔습니다.
화는 났지만 운전자와 시비를 가르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차를 몰고 가다가 신호대기를 받아 차를 멈췄는데
누가 제 차 창문을 두드리더군요.
룸미러를 보니 아까 그 벤츠가 뒤에 있었습니다.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저에게 온 것입니다.
어이가 없었지만 저도 창문을 내렸죠.
그 아저씨 미국 유학생 같은 모습과 중저음의 억양으로 저에게 이러더군요.
"제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 그러셨습니까?"
제가 대답했죠.
"깜빡이도 켜지 않고 급하게 차선 변경을 하셨잖습니까? 사고 날 뻔했어요."
그 운전자가 제 말을 듣고 이러더군요.
"그런가요? 그런데 뒤에 탄 제 가족이 소리에 많이 놀랐습니다."
그리 급하게 들어간 것도 아니고 저는 정상적인 운전을 했다고 판단했는데
저 때문에 갑자기 가족이 놀랐다는 말을 하니 저도 미안해지더군요.
"그 부분은 제가 죄송하네요. 신호 바뀌려 하니 그냥 가시죠."
살짝 고개 숙이고 그 운전자 자기 차로 가더군요.
생각해보니 상대방의 이상한 운전으로 위협을 느낀 것은 저인데
목소리 깔면서 버터가 섞인 억양으로
가족 이야기를 하니
제가 어찌할 도리가 없더군요.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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