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관앰프 마에스트로 1 + JBL 112 + ACD-77 조합입니다.
소개하기 부끄러운 시스템이지만 오랜만에 다시 진공관앰프를 들였습니다.
그동안 소출력 아남 ‘샤콘215’와 ‘한음’으로 진공관을 경험한 것이 전부였는데
어릴 적 선고께서 진공관앰프로 들려주었던 소리를 찾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러니까 애초부터 현대성 음악이라든가 클래식보다는 어릴 적 향수를 찾아 다녔습니다.
유품으로 남아버린 50여장의 국악음반과 트롯가요음반들... 지금은 500여장.
다섯 형제 가운데 둘째인 제가 그것을 운명처럼 간직하게 된 것도 인연인가 봅니다.
1977년 중2 때부터 지금까지 애지중지 간직하고 있는 음반들, 지금은 귀중한 보물같습니다.
이제 팔순에 가까우신 어머니를 한번 모셔와서 추억의 음반들을 한번 들려 드려야겠습니다.
검둥이 야마하 C70과 M80은 오로지 엘피를 위해 구한 것인데 포노의 고민을 해결해주었습니다.
녹턴형 마란츠2325와 산스이9090은 TR앰프로서 가끔씩 서브로서 값어치를 하고 있습니다.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탑놀이가 되었지만 성능은 모두 최상입니다.
그동안 JBL 112가 여러 짝을 거쳤는데 오늘은 마에스트로1과 짝을 맺었습니다.
오늘, 김일륜의 ‘농현’을 구동하니 가야금소리가 이렇게 좋을 줄 몰랐습니다.
구동력이 좋기로 소문난 마에스트로는 역시 12인치의 112와 어울립니다.
진공관에 입문하지 말라고 말리시던 형님의 조언이 잠시 귓전을 맴돌았는데,
이리저리 조합한 끝에 결국 녹턴형 TR을 물리치고 메인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네요.
오늘 이 자리에서 장인들의 열정, 연주자들의 열정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인연, 아름다운 세상임에 틀림없습니다.
숨가쁜 이 시대, 서두르지 않는 여유로운 가야금 연주를 들으며 몇 글자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