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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니 어제 있었던 이야기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0-05-24 02:43:17
추천수 0
조회수   482

제목

오늘 아니 어제 있었던 이야기

글쓴이

기일광 [가입일자 : 2006-02-05]
내용
제가 길고양이를 한마리 데려다 키우고 있어요. 자유 자료실에 가끔씩 사진을 올리고 있으니 아실 분들은 아시겠죠. 이름은 '똥냥이'....구리구리한 냄새가 나서 뒤를 돌아보니 따끈따끈한 똥을 싸 놓았네요. 이름값을 하는군요. 치우고 와야 겠어요.



이 놈이 길에서의 생활이 한이 맺혔는지, 아니면 버려질까 두려워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문 밖으로 한발짝만 데리고 나가도 동네를 들었다 놓을 정도로 소리를 질러요. 그런데다 저한테 얼마나 꽉 안기는지 발톱이 제 살 속으로 파고드는 일도 있죠. 잘하는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씩 주말에는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어 사업장에 데리고 내려가 줄로 묶어 두고 바깥 구경을 시켜주기도 해요. 고양이들이 지나가도 별 관심없고, 사람이 지나가도 별 관심없이 멍하니 바깥만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어제 오후쯤이었어요. 일을 하다 밖에서 담배 한대 피우고 있는데, 동네 꼬마들이 똥냥이를 발견했어요. 고양이 이쁘게 생겼다며 우루루 몰려 오더라구요. 혹시 똥냥이가 사업장 안으로 도망가지 않을까 봤는데, 아이들이 바로 앞에서 구경하고 있어도 집 안에만 있는거예요. 한 아이가 저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아줌마. 얘 물어요?'



순간...머리가 멍 해지더라구요. 어이가 없어서 '뭐?' 라고 했더니...다른 아이가



'...아저씨예요?'



요새 일이 바빠 머리는 두달 정도 길렀지만, 그래봤자 별로 길지도 않은 머리에 반바지 입고 있어 다리에 털은 숭숭, 밖에서 담배까지 피우고 있는데...아줌마라니...



하여튼, 애들은 고양이 몇번 쓰다듬어 주고 '아저씨, 안녕히 계세요.' 라며 인사하며 어딘가로 소란스럽게 사라졌어요. 그리고, 전 담배를 끄며 이런 생각을 했죠.



'이제 누나라 불릴 나이는 지났나 보구나....'





요새 들어 게시판에 점점 정상이 아닌 사람들이 늘어나네요. 아무리 그래도 기본적인 예의는 있어야 할텐데, 그것 마저도 포기한 인간들 같아 기분이 꿀꿀합니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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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범 2010-05-24 09:32:39
답글

역시 애들의 눈이 순수한가봅니다...<br />
객체를 자체로 받아들이고 판단하지 객체를 인지하고 정황을 반영해서 가공하지 않으니 말이죠...<br />
갑자기 천안함이 떠오르는건 왜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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