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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주체의 부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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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4 01:28: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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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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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주체의 부재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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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가입일자 : ]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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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 선거 판세를 보면서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전망이 게시판에 뒤섞이면서
혼전 양상을 보이는 듯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북풍을 계기로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봅니다.
잘해야 야권에서 한 지역 정도를 얻을 것 같아요.
선거 즈음이면 어김 없이 일어나는 북풍과 색깔론은 너무도 구태의연해서 과연 이 짓
거리가 아직도 먹힐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는데요.
여전히 수꼴 세력들에게 짭짤한 재미를 주고 있기에 계속 써먹는 것이겠죠.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억견들이 진실 위에 군림하고 헤게모니를 행사하는 이러한 상
황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제 생각으로는 합리적 주체의 부재가 원인이라고 봅니다.
현대 인문학의 논의에서 합리적 주체의 필요를 운위하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 없는
일입니다. 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화두지요. 그러나 이 문제 많은 합리적 주체
를 폐기 하기 위해서는 일단 그것이 존재해야 가능할 일인데 이 나라에는 폐기할 합리
적 주체마저 부재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맑스의 [브뤠메르 18일]에 보면 농민들은 스스로를 대변할 수 없었고 누군가(나폴레
옹)에 의해 대변되어야 하며 그 권력의 담지자는 제왕적 권력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는 구절이 나옵니다. 기본적으로 이 글의 요지는 농민의 정치적 후진성을 나타내는 말
이며 포스트 맑스주의자들에 의해 여러번 공박 당하는 글이기도 합니다만 어쨋든 근대
를 관통하지 않으면 시민(계급) 의식이나 민족 의식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지에는 어
느 정도 수긍이 가는 바가 있습니다.
서구의 정치 사회 이론이 우리 사회와 부합되는가의 여부는 여기서 논하고 싶은 생각
이 없습니다. 어차피 지금 우리는 서구식 정치 제도에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구는 시민(부르주아) 혁명을 통해서 구 시대 정치 질서를 무너뜨리고 현재의 정치
제도를 얻어냈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완전하지 못한 제도적 모순들을 풀어내려고 노
력해 오고 있습니다만 우리의 경우는 식민지 경험을 통해 주입된 근대성으로 말미암
아 근대적 혹은 합리적 주체를 얻지 못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말하려는 합리적 주체는 모든 것을 대상화 시켜 자기 앞에 세우는 존재
의 근거(데카르트)이자 초월적 인식의 주체(후썰)를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행위의 주인이자 그 행위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진 '나'를 말하고자 합니다.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하지 않은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채택된 대의제 정치제도에서 자
신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지 않는 대표자들을 뽑아 놓고 무책임하게 뒤에서 비판하기
보다는 합리적 선택을 하면 될 일입니다. 합리적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대표자가
잘못된 행동을 보일 경우에는 사후 서비스 정신으로 리콜(소환)하고 태만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할 의무도 갖고 있는 것이 합리적 주체라고 생각합니다.
현 상황을 보면 대다수의 힘 없는 빈자들이 부자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위정
자에 앉혀 놓고는 곳간에서 인심나기만을 바라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는 정치는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애써 외면하다가 선거 때만 되면 유력한 후보에
게 표를 던지고는 대다수의 사람들 선택 안에서 만족감을 얻고 안주하는 모습입니다.
모난 돌이 정맞는다 같은 전근대적 상투어로 인해서 합리적 주체가 되기를 포기한 것
입니까? 제 생각에 합리적 주체는 모두 개별성과 특수성을 지닌 모난 돌입니다. 혹여
라도 맞는 것을 두려워 하는 건가요? 맞고 난 후 상처는 더 강하게 아물 것이며 우리
네 자식들은 더 이상은 맞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의 이 얘기들이 다 헛소리 처럼 보이시니요? 그럼 그렇게 사십시오. 그렇게 사는
것은 곧 즉자적 존재(사물의 수준)에 머물겠다는 것입니다. 사물에의 의지 그것도 하
나의 존재 방식일테니까요.
더 이상 익명의 우리라는 공동체 속으로 도피하지 맙시다. 명료하게 발화하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 질 줄 아는 '나'가 됩시다.
그리고나서 훗날 이 근대적 주체를 폐기해야 함을 논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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